우리집은 일년에 세번 제사를 지낸다. 시부모님과 친정아버님 제사이다. 제삿날이면 우리 아이들은 내가 어릴 적 손님맞이와 다양한 제사음식에 대한 기대로 설레었던 것처럼 들뜨곤 한다.
나는 맏며느리도 아니고, 아들도 아니면서 시부모님과 친정아버님의 제사를 지낸다. 물론 친정아버지 제사는 한국에 있는 형제자매들도 지내고 있지만, 그 자리에 함께 할 수 없으니 따로 아버지를 추모하는 것이다. 또 시아버지 제사는 시어머니께서 주관하시다가 편찮아지시면서 내가 자원하여 맡게 되었다. 이는 출생 순위나 아들딸 상관없이 마음과 능력 되는 자녀가 모시는 게 좋다고 평소 생각한 때문이었고, 거기에 아이들이 가족들 모이는 걸 매우 좋아하는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제사준비로 인해 긴장도 하고 피곤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사는 것이 행복은 아니다. 힘은 들지만 무언가 도모하여 기쁨과 행복이 된다면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제사의 긍정적인 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바쁘게 사는 가운데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좋은 기회가 된다. 멀리 있으면 마음도 소원해지기 마련이다. 자주 만나면 정도 추억도 깊어질 수 있다. 둘째, 집안 구석구석 대청소의 찬스가 아닌가. 셋째, 평소에는 바빠서 생략해 오던 다양한 특별 메뉴의 저녁상을 대할 수 있다.
우리집 제사는 내가 주된 준비를 하고 다른 형제들이 제사 음식을 한가지씩 마련하여 함께 차린다. 또 직장 때문에 평일은 어려우니 날짜를 앞당겨 주말에 지낸다. 이렇듯 상황에 따라 조정해가니 심적 부담은 줄고 가족 화목의 초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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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장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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