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마뉴엘 시카고 시장(맨 왼쪽)이 포레스트 클레이풀 시카고시 교육청장의 발표를 듣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교육개혁 시범 무대’로 불리던 시카고시 교육청(CPS)이 재정난과 부실운영으로 일리노이주 교육부의 관리를 받게 될 운명에 처했다.
브루스 라우너 일리노이 주지사(공화)는 지난 2일, “주정부가 CPS 운영권을 이관해올 방침”이라며 “주의회에 관련 법안 승인을 요청했고, 주교육위원회가 CPS 관리 총책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CPS가 당면한 상황을 고려할 때 주정부가 운영권을 이양해오는 것은 매우 적절한 조치며 주정부가 교원 노조 파업에도 더 잘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우너 주지사의 발표는 시카고시 교원노조가 CPS가 제시한 4년 기한의 새로운 노사계약안을 거부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노조측은 “임금 인상과 고용 보장은 포함돼으나 학교 환경이나 교육 서비스 개선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포레스트 클레이풀 CPS 청장은 노조 반응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보조교사 해고 등을 포함한 비용 절감 노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교육예산 1억달러 삭감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교직원 해고와 교사들의 연금 부담금 상승 가능성을 예고했다.
주의회 공화당 의원들은 앞서 지난달 람 임마뉴엘 시장이 CPS운영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제재하는 동시에 시카고시의 재정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주교육부내 특별위원회가 CPS를 관리토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CPS는 뉴욕, LA통합교육청에 이어 미국에서 3번째로 큰 학군이다. 2014~2015년 기준 총 660개 학교에 39만7천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교사 2만2천여명, 교직원 3만7천여명이 근무한다.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임마뉴엘은 시카고를 오바마 공교육 개혁 정책의 ‘실험의 장’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흑인 저소득층 주거지역의 학교 문을 닫으면서 민간에 위탁 운영하는 자율형 공립학교(차터스쿨)를 늘리고 백인 동네 학교에 대규모 재정 지원을 감행, 빈부차별·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을 샀다. 오바마는 운영실적이 부실한 학교를 문 닫고 교직원 물갈이, 차터스쿨 증설, 교육성과가 입증된 우수학교를 지원하고 능력있는 교사의 성과급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교육개혁을 추구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여기에 시카고시가 만성적인 연금 적자로 인한 재정 고갈 위기에 몰리면서 학생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끌어안게 됐다.
시카고 교원노조는 지난 2012년 미국 공립학교 개혁의 2가지 핵심 이슈인 ‘교원평가제’와 ‘재임용 보장’ 문제를 놓고 임마뉴엘 시장과 수개월에 걸쳐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다 25년 만의 파업에 돌입했고, 이로 인해 40만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10일 가까이 수업을 받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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