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잇단 정치인들 언사 규탄 총기난사 연관 왜곡된 시각 지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일 볼티모어 이슬라믹 소사이어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알-라마 스쿨 학생들과 무슬림 초청 인사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일 볼티모어에 있는 이슬람 모스크(회교사원)를 찾아 최근 미국에서 일고 있는 반무슬림 분위기를 비판했다. 대통령이 모스크를 방문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무슬림계 미국인을 겨냥한 정치적 언사는 용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무슬림에 대한 공격은 모든 신앙을 공격하는 것이며 나라의 단결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이는 최근 정치계에서 불고 있는 반이슬람 정서를 경고한 것이다. 그렇다고 그는 특정 인사를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무슬림 입국금지’ 발언으로 미국을 혼란 속으로 흔들고 있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낮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모스크인 ‘볼티모어 이슬람 소사이어티’에서 미국 무슬림 지도자들과 회동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최근 우리는 무슬림계 미국인들을 겨냥한 용서할 수 없는 정치적 언사들을 듣고 있다”며 “이 같은 언사들은 이 나라에서 설 땅이 없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어떤 한 신앙을 공격하는 것은 모든 신앙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미국 사회의 특정 종파에 대한 편협함은 나라의 단결을 저해하는 것으로, 정면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오하이오주에 거주하는 13세 소녀가 (반무슬림 언사로) 공포감을 호소하는 편지를 자신에게 보낸 사실을 거론하며 “이 소녀는 내 딸과 같다”며 “어떤 아이도 자신이 사회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가를 의심하거나 의문을 갖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연설을 시작하면서 “내가 미국 무슬림 사회를 향해 하고 싶은 두 단어는 Thank you(감사한다)”라며 “우리 공동체를 섬기고, 이웃의 삶을 제고하며, 우리를 강하게 만들고, 우리를 하나의 가족으로 단결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화나 TV가 무슬림을 굉장히 왜곡되게 묘사하고 있다”며 “9.11 사태 이후, 그리고 최근 파리 테러와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 이후 테러행위와 신앙을 뒤섞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TV 쇼들이 보여주고 있는 일부 무슬림 역할은 미국 안보와 무관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며 흑인이 TV에 등장하지 않았던 시절도 있다”고 최근의 미디어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도 높였다. 오바마는 또 미국이 이슬람과 전쟁을 하고 있는 듯한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IS와 같은 테러 조직을 합법화하는 것뿐 아니라 그들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행위는 우리의 적들이 테러리스트를 모집하는데 도움을 주는 행위며 미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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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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