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선택과 후회, 포기는 꼭 연관검색어와 같이 느껴질 때가 많다. 나는 때때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떠올리곤 한다.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로 아름답게 시작하는 이 관념적 서정시는 한 몸으로 두 갈래 길을 동시에 걸을 수 없는 물리적 조건 때문에 하나의 길을 택한 시인이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고 고백하고 있는 시이다.
나도 돌이켜보면 내 인생 전체를 바꾸어 버리거나 뒤흔들어 버린 선택들이 있다. 그런데 치명적인 사실은 결정을 내릴 당시에는 그와 같은 선택으로 인해 가끔가다 인생이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조차도 못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결정들 중 하나는 대학생일 때 치과 의사의 조언으로 멀쩡한 사랑니 4개를 한 번에 다 뽑았던 것이고, 비교적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되는 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젊었을 때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사실 그것이 어떤 선택이었든 한번 지나간 인생의 순간들을, 선택들을 되돌리기란 어림없는 일이다.
시간을 되돌려 원점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숲 속의 두 갈래 길들이 어느 지점에서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그런 희망의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 다시 살아볼 기회는 없지만 우리가 내린 결정들의 궁극적인 이유가 있을 거란 긍정적인 수긍은 어떨까?
<이숙진 / 한국학교 교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