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28일 워터타워 앞에서 레흐 바웬사 폴란드 전대통령을 옹호하는 시위대와 규탄하는 시위대, 이들의 충돌을 저지하기 위해 모인 경찰로 워터타워 앞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다운타운서 옹호파와 반대파 대치 한인들이 이 광경을 보았으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두 파로 나뉜 폴란드계 미국인들이 지난 2월28일 워터타워 앞을 점령하고 시위를 벌였다. 바람은 불었지만 모처럼의 따뜻한 일요일, 다운타운 미시간길의 매그니피슨트 마일엔 쇼핑객, 가볍게 조깅을 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 한복판, 워터타워 앞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와 노랫소리는 사람들을 그 주변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시위의 이슈는 폴란드 민주화의 영웅 레흐 바웬사. 과거 공산주의 정권의 정보원 이었다는 의혹을 받아 폴란드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바웬사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폴란드 민주수호위원회(KOD) 시카고 회원들과 이를 규탄하는 또 다른 시위대가 대치해 서로를 향해 고함을 지르고 노래를 불렀다. 노동자 출신으로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바웬사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시위대는 “그는 폴란드의 영웅이자, 폴란드 민주화의 상징이다. 그가 공산정권의 정보원 이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고 외쳤다.
하지만 KOD를 규탄하는 또 다른 시위대는 “그를 옹호하는 당신들 역시 공산주의의 유산이다. 그가 나라를 망친 것을 감싸지 말라” 고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 두 시위대의 충돌을 우려한 시카고시경찰이 시위대 사이에 인력을 배치하며 바리케이드를 쳐 일정 거리를 유지시켰지만 긴박감은 줄지 않았다.
두 폴란드계 시위대의 대치 모습은 남북으로 갈라진 조국을 둔 시카고 한인사회의 종북세력 척결, 친북단체 활동과 오버랩되는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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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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