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탁소•델리, 리스 재계약 불발로 폐점 속출
▶ 뉴욕시 상가렌트 안정법 입법 시급
맨하탄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업주 A씨는 폐점을 고민 중이다. 리스 재계약을 앞두고 건물주가 렌트를 2배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 월 2만달러씩 내던 렌트는 4만달러로 오르게 되는 것. A씨는 “월 매출이 4만 달러인데, 렌트로 다 내면 땅 파서 장사하란 말이냐”며 “랜드로드 입장이 워낙 완고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리스 재계약에 난항을 겪으며 폐점 기로에 선 한인 소상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2-3년전부터 델리와 네일, 뷰티서플라이, 세탁 등 한인들이 종사하는 전 업종에서 리스 재계약을 두고 업주와 건물주간의 갈등이 심화됐으나 최근 들어 폐점 업소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
뉴욕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는 지난 1년간 한인 업소의 폐점 수가 최고 100개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석 회장은 “한인 세탁 기기 공급 업체에 따르면 최근 들어 평균 매주 한두 개 한인 업소들이 폐점을 했거나 결정한 상태”라며 “2500개였던 한인 세탁 업소의 수가 최근 들어서는 2000개 남짓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맨하탄 한인 업주들이 특히 리스 재계약 갈등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경기가 풀리지 않아 서비스 가격도 올릴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탁 업계와 더불어 델리 업계에서도 리스 재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까지 맨하탄에서 델리를 하다 접은 B씨는 리스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폐점한 경우다. 1만5,000달러이던 렌트를 3만5,000달러로 업주의 요구에 미련 없이 가게를 접었다. B씨는 “최저 임금이 시간당 15달러까지 곧 오른다는데 렌트 인상률까지 너무 커 감당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장사를 안하는 게 낫겠다 싶어 사업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뉴욕시 소상인총연합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매년 문을 닫는 업소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김성수 뉴욕시 소상인총연합회장은 “2014년을 기준으로 전체 소상인 중 4분의 1이 이미 문을 닫았으며 매년 1만개의 업소가 리스 갱신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소상인들이 사업을 접으면 도미노처럼 노동자들의 실직으로 이어지면서 지역 경제가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 소상인과 노동자를 함께 살릴 수 있는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시소상인총연합회는 24일 상가렌트 안정법안의 입법화를 위한 컨퍼런스를 ‘플러싱 하우스’에서 개최한다. 상가렌트 안정법안 즉 렌트 구속중재안 법안은 기존 테넌트가 범죄나 마약 거래, 건물 파손, 렌트 미지급 등에 연관되지 않는 한 기존 테넌트에게 리스 재계약 우선권 제공, 최소한 7-10년의 리스계약 기한 보장 등을 골자로 한다. 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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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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