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찍는 유모’ 비비안 마이어 자화상
혜성처럼 나타난 '수수께끼 같은 거리의 사진사'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1926~2009)가 남긴 10만여 장에 달하는 미공개 사진이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마이어의 미인화된 사진 90%를 소유한 시카고 주민 존 말루프(34)가 마이어 작품 저작권을 놓고 2년간 벌인 긴 법정 분쟁이 합의로 마무리됐다고 시카고 언론이 전했다.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합의 절차가 마무리되면 마이어가 인생 후반기에 찍은 35mm 컬러 필름 수백 통을 인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하겠다고 말루프는 밝혔다.
뉴욕에서 태어난 마이어는 어린 시절을 프랑스에서 보내고 뉴욕으로 돌아갔다가, 20대 후반 시카고로 본거지를 옮겨 2009년 83세로 숨질 때까지 살았다. 그는 유모를 하면서 1950년대부터 50년 이상 시카고 곳곳과 뉴욕을 비롯한 미국 내외 도시를 다니며 거리의 사람들 모습을 앵글에 담았으나, 15만여 장에 달하는 작품은 생전 공개된 일이 없다.
마이어의 필름과 사진들은 상자에 담겨 유료 창고에 보관돼오다 2007년 창고 임대료 미납으로 경매에 부쳐 졌고, 시카고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던 말루프는 누가 찍은 지도 모르는 필름이 담긴 상자를 400달러에 사들였다. 이 안에는 미인화된 사진 10만여 장이 담긴 필름과 3,000장 이상의 사진이 들어있었다.
작품에 매료된 말루프는 필름의 원주인을 찾아 나서 어렵사리 소재지를 알아냈지만, 마이어가 세상을 떠난 수일 후였다. 그는 2009년 사진 일부를 온라인 사진 공유사이트에 올렸고, 이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까지 "20세기 미국 최고의 거리 사진"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마이어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겠다는 요청이 세계 곳곳에서 끊이지 않았고, 그의 일과 삶에 대한 책도 여러 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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