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 동안 내내 마음이 들떠 있었다. 아들이 미 해병대 13주 훈련을 마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마침 그 주에 피치 못하게 한국에 3일간 다녀오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길이었다.
샌디에고에 내려 택시를 잡아타고 부대로 가서 아들을 보니 군복을 입은 모습과 까맣게 그을린 얼굴이 낯설었다. 다친 데 없나 여기저기를 살펴보던 중 눈에 들어온 아들의 손... 유독 하얗고 뽀얀 손이었는데 그사이 굳은살이 생기고 손마디도 굵어지고 생채기도 있는 까맣게 그을린 어른 손이 되었다.
“우리 아들 손이 아저씨 손이 됐네.” 눈물이 나오는 걸 참고 웃으며 얘기했다. 그 손이 너무 어색하고 마음이 아팠다. 고된 훈련을 했을 아들의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
아들은 극한 상황에서 생존하는 방법, 동료와 함께 이루어 내는 작전들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했다. 태어나서 처음 겪는 낯선 환경을 잘 견뎌낸 아들의 모습이 너무 대견했다. 비단 겉모습만 바뀐 것이 아니라 생각이나 행동도 더욱 의젓해지고 어른스러워졌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듯 고된 훈련동안 우리집의 막내로 귀염 받던 아들은 늠름한 군인의 모습이 되었다. 몸과 마음이 균형있게 성장해서 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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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애 / SF 평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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