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연일 신기록이 쏟아지고 금은동 메달 수상자의 성공 스토리가 나오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온갖 역경을 딛고 일어나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좋아한다. 가난과 고통으로 지난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도 언젠가 나도 저렇게 쨍하고 해 뜰 날이 있겠지 하는 염원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치러진 올림픽 중에 세계인들에게 가장 감명을 준 이는 한국민들에게 이름이 잘 알려진 에디오피아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1932~1973)일 것이다.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맨발로 구간을 완주하여 세계 최고기록인 2시간15분16초로 아프리카 흑인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탔다.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한달 전 맹장 수술을 받고도 출전을 강행하여 다시 세계 신기록으로 1등을 했다. 1966년 10월30일에는 서울과 인천을 왕복하는 한국의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여 한국민들의 지극한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 후, 1969년 2월 아베베는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어 휠체어를 탔다.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1970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에서 양궁 선수로 금메달을 따서 스포츠 사상 최초로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 금메달을 받았다. 그가 한 말이 있다. “내 다리로는 더 달릴 수 없지만 나에겐 두 팔이 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도 다양한 사연을 지닌 이들이 대거 출전하고 있다. 체조 선수 키어란 베한은 10세 나이에 휠체어를 탔으나 재활훈련 후 체조선수 생활을 했고 훈련 중 떨어져 뇌수술을 하였으나 다시 훈련을 거쳐 2012년부터 올림픽 체조선수로 출전하고 있는 의지의 아일랜드인이다.
미국 펜싱선수 대릴 호머는 브롱스에서 편모 아래 성장하여 지역사회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펜싱교육에 참가하여 미국 대표 선수가 되었고 현재 빈민가 아이들에게 펜싱을 소개하고 있다. 시리아 난민 출신인 수영선수 유스라 마르디니는 에게해를 건너던 배에 물이 차오르자 여동생과 함께 몇 시간동안 헤엄을 치면서 배를 밀어서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한 사연을 지니고 있다.
한국선수들도 연일 금메달을 낳고 있다. 양궁 한국남녀 단체전 모두 금메달, 남자 펜싱 에페 개인결승에서 박상영(21)이 대역전극으로 기적을 일으켰다. 박상영은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작년3월 걷기조차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고통스런 재활훈련을 거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릴 때부터 장난감 총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진종오(37)는 50미터 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고등학교 시절 자전거를 타다가 왼쪽 쇄골을 다쳤고 대학 때 축구를 하다 다쳐 오른쪽 어깨에 철심을 박은 그다.
이들의 우승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승리라는 점에 더 의미가 있다. 아무리 힘든 육체적 고통이라도 정신력이 이긴다는, 인간에게 한계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또, 한때 국민 남동생으로 자랑스러워하던 수영선수 박태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박태환에게 괜찮다, 수고했다며 다음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따뜻하게 격려해야 한다. 성적보다는 사람이 우선인 올림픽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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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뉴욕지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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