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메리!” 문을 열고 들어서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니 메리 할머니가 환한 미소로 반기며 안아준다. 할머니 기분이 좋아지신 걸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환해진다.
오늘은 너싱홈 가는 날. 이 활동은 아이 셋이 다 커서 대학에 들어가고 좀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 후부터 시작했다. 여유시간에 무엇을 할까?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무언가 보람된 일을 해야지 하는 마음에 지인의 권유로 이 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시작 첫날 내 생각이 얼마나 오만했는지 깨달았다. 처음엔 노인들의 기분을 전환시켜 드리며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란 기대로 함께 노래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간식도 먹는 그런 것을 상상했었다.
쾌적한 환경에서 나이는 들었어도 멋스러움을 간직한 노인들일 것이라 믿었다. 나이가 들면 아이가 된다더니 그들은 정말 아이처럼 보살핌이 필요한 분들이었다.
음식을 먹을 때도 턱받이를 하고 용변보기도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했다.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 없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함께 노래를 부를 때도 멍하니 초점 없는 시선으로 앉아 있는 분들도 계신다. 그래도 흥이 있으신 분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하자며 앞에 나와서 춤도 추신다.
오늘은 린다 할머니의 생신이라고 아들 부부가 와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생일축하 노래도 부르고 그래서인지 할머니의 얼굴이 더없이 행복해 보인다. 자식들이 와서 함께 어울리는 분들은 얼굴빛부터 달라지신다.
매번 이곳에 올 때마다 하나씩 배우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더 느끼곤 한다. 내 노후에 대한 생각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오늘은 ‘선물’이다. 매일 아침 받는 ‘오늘’이라는 선물을 보람있고 즐겁게 보내자.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생활하면 기적 같은 ‘내일’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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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애 / SF 평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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