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훈 ‘품격 있는 패배’ 박상영·진종오·김현우 “포기는 없다”
▶ ‘경쟁보다 우정’ 함께 넘어진 육상 선수들의 감동 골인

<올림픽> 이대훈, 승자에게 보내는 박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존경받을 가치가 있다.
꼭 승자가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무대가 바로 올림픽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메달 색과 관계없이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는 영웅들이 등장했다.
태권도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은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8강에서 충격패했다.
기대가 산산이 부서지는 상황에서도 이대훈은 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품격 있는 패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올림픽> 펜싱 박상영 짜릿한 역전승 금메달[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대훈은 남자 68㎏ 8강에서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게 8-11로 졌다.
하지만 이대훈의 표정은 밝았다. 환하게 웃었다. 몸짓도 놀라웠다. 그는 아부가우시에게 다가가 손을 번쩍 들어줬다. 아부가우시에게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행동에 관한 이대훈의 생각은 더 큰 울림을 준다. 그는 "훌륭한 경기를 보여준 상대를 존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승자가 나타났을 때 패자가 인정 못 하면 승자도 기쁨이 덜하고, 패자가 인정하면 승자도 더 편하게 다음 경기를 잘 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그것이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대훈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 결정전에 올랐고, 세계랭킹 1위 자우아드 아찹(벨기에)와 싸워 값진 동메달을 땄다.
포기하지 않는 '투지'로 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 선수들도 있다.

<올림픽> 사격 진종오 금메달 미소[연합뉴스 자료사진]
펜싱 에페 박상영(21·한국체대)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적을 일으킨 긍정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세계랭킹 21위인 박상영은 강호들을 차례대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때까지도 그의 금메달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상대는 게저 임레(42·헝가리). 세계랭킹 3위인 임레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동메달,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백전노장이다.
경기에서도 박상영은 10-14로 뒤지다가 5점을 내리 따내 극적인 역전승(15-14)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점만 내줘도 패배하는 상황이었는데도 박상영에게 포기는 없었다.
지난해 3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수술을 받아 '끝났다'라는 소리까지 들은 박상영이었기에 더욱 빛나는 금메달이었다.
명사수 진종오(37·KT)는 벼랑 끝에 몰려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쏘았다.
진종오는 50m 권총 결선에서 193.7점을 쏴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진종오는 9번째 격발에서 6.6점을 쏴 7위로 추락했다. 탈락 위기였다.

<올림픽> 레슬링 김현우 ‘아쉽지만 잘 싸웠어’[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평정심을 되찾았다. 진종오는 차곡차곡 다시 순위를 끌어올렸다.
남은 두 발의 첫발을 10.0점, 나머지 한 발을 9.3점에 맞추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레슬링 김현우(28·삼성생명)는 판정 논란을 이겨내고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김현우는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급 16강전에서 로만 블라소프(러시아)에게 5-7로 분패했다.
판정이 석연치 않았다. 김현우는 경기 종료 3초를 남겨놓고 가로들기에 성공했지만, 4점짜리 기술을 2점밖에 인정받지 못해 패했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 상태에서도 김현우는 패자부활전에서 팔이 빠지는 투혼을 발휘, 보소 스타르세비치(크로아티아)를 제압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억울함과 기쁨이 섞인 눈물을 흘리며 태극기를 펴고 절하는 김현우의 세리머니는 감동을 줬다.
승부보다 동료의식에 가치에 무게를 둔 스포츠 정신도 빛났다.
여자 육상 5,000m 예선에서 니키 햄블린(뉴질랜드)은 애비 다고스티노(미국)가 넘어진 것에 휩쓸려 같이 트랙 위에 쓰러졌다.
망연자실한 둘은 힘을 합쳐 감동 드라마를 만들었다.
다고스티노는 햄블린에게 손을 건네 다시 뛸 용기를 줬다. 햄블린은 오히려 다고스티노가 무릎을 심하게 다쳐 달릴 수 없는 상태임을 깨닫고 다고스티노가 다시 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줬다.
결승점을 통과한 두 선수는 뜨겁게 포옹했고 따뜻한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

뉴질랜드의 니키 햄블린(오른쪽)과 미국의 애비 다고스티노가 16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 육상 5,000m 예선을 마친 뒤 팔을 맞잡고 미소짓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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