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항공 잇단 지연출발·회항
▶ 기체결함·정비불량 탓에 우려 시선
“말로만 안전이 최우선? 실제 조치는 미흡.”
아시아나항공이 미주지역에서 정비불량, 사고 등으로 인한 잦은 출발 지연 및 회항으로 바람 잘 날 없다. 지난 2013년 7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착륙사고로 탑승객 3명이 사망하고 18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을 자주 이용하는 한인들은 “비행기에서 서비스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며 “고객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2일 새벽 12시20분 LAX에서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출발 전 기체에 흠집이 발견(본보 23일자 A1면)돼 이륙이 24시간 이상 지연됐다. 이날 사고는 아메리칸항공(AA) 정비사가 정비용 사다리차를 몰고 가던 중 엔진이 있는 여객기 날개 부위를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아시아나는 여객기를 A380으로 대체했고, 여객기는 23일 새벽 4시께 LA를 떠났다.
지난 3~6일과 8일에도 아시아나 여객기의 인천 및 LA 출발·도착시간이 4~5시간씩 지연돼 탑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7월 말에는 뉴욕-인천노선에 취항한 A380 여객기 엔진에 연기가 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비행기 엔진을 교체해야 했다.
또 지난 6월24일에는 뉴욕 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향하려던 아시아나 A380 여객기 엔진에서 연기가 발생해 승객 400여명이 24시간 이상 발이 묶이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다음날 오후 4시30분 출발 예정이었던 항공편은 2시간 더 지연돼 29시간이 지나서야 이륙했고, 기다린 승객들이 탑승한 여객기도 대체편이 아닌 전날 운항이 취소됐던 A380 여객기였다.
일부 승객들은 “결함 있는 비행기를 타도되느냐”며 항공사 측에 거칠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공항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 3월11일에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아시아나 여객기가 이륙 후 반입금지 물품인 전동스쿠터가 화물칸에 실린 사실이 확인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공항으로 회항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탑승객들은 예정 도착시간보다 5시간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리튬 배터리가 장착된 전동스쿠터는 배터리 화재위험 때문에 기내 반입과 수하물 위탁이 모두 금지되어 있다.
지난 2014년 8월에도 시카고에서 인천으로 향할 예정이던 아시아나 여객기가 이륙 전 기체 오일 쪽에 문제가 발생해 출발이 24시간 이상 지연됐다. 독일항공사고조사국(JACDEC)이 발표한 ‘2016 항공사별 안전도 순위’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안전지수 0.241을 획득, 상위 60개 항공사 중 46위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의 잇따른 기체결함 문제는 회사 측의 무리한 항공기 운항으로 정비사들이 충분한 안전 정비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이 주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지나친 수익성 위주의 운항 일정 편성, 높은 항공기 가동률, 상대적으로 낡은 항공기 등이 승객과 화물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한다. 한국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 현재 대한항공의 평균기령은 9.43년, 아시아나항공은 10.11년이다.
김이배 아시아나항공 미주지역본부장은 “최근 발생한 불상사로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 이후 100%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기체에 조그만 흠이라도 발견되면 절대 비행기를 띄우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LA와 한국을 오갈 때 주로 국적항공사를 이용한다는 강모(55)씨는 “일 년에 몇 번씩 아시아나항공이 유명 여행잡지로부터 최고 기내서비스상, 최고 승무원상을 받았다는 내용의 언론보도를 접하는데 정말 어이가 없다”며 “서비스가 좋다는 홍보에만 열을 올릴 게 아니라 더욱 철저한 정비와 직원들의 직무교육을 통해 안전한 비행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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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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