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9선을 바라보는 마이크 혼다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아시아계 중 최고 위치에 있는 중진의원이자 인권과 중산층을 대변하는 의로운 정치인으로 폭넓은 지지와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이번 선거에서 혼다의원에게 두번째로 도전장을 내민 로칸나는 한번도 선출직에 뽑혀본 적이 없는 정치 신인이다. 혼다의원처럼 교사경력도, 밑에서부터 착실히 쌓아간 어떠한 사회봉사 이력도 없는, 갓 마흔 넘은 변호사 출신 도전자이다. 그런 그가, 출마초기부터 실리콘 밸리 닷컴 대기업들의 막대한 지원을 받으며 현역의원을 위협한다는 건 흔히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바로 혼다 의원을 연방의회에서 밀어내고자 하는 세력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얘기이고, 그게 누구일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마이크 혼다는 일본계 연방하원으로서 일본정부가 가장 숨기고 싶어하고 왜곡하고자 하는 반인륜범죄인 ‘위안부’문제를 만천하에 드러내고 사과와 해결을 요구한 인물이다. 특히 요즘에는 몇 분 남지도 않은 연로하신 할머니들이 들고 일어날 정도로 일본은 기만적인 한일합의를 통해 ‘위안부’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되었다는 주장을 펴며 5억 달러 예산을 낭비하는 마당에, 여전히 진정한 해결을 외치며 할머니들 편에 서 있는 혼다의원이 얼마나 눈엣가시이겠는가. 일본 정가에서는 “미국의회에서 한사람만 제거하면 된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고 한다. 그게 누구이겠는가.
우리에게 중요하기는 하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려고 하지 않는 어려운 이슈들을 번번이 대변해 주는 혼다의원이 의회에서 사라진다는 것을 상상해 보라. 한인들의 의회 내 영향력은 십년 전으로 후퇴할 것이며 ‘위안부’이슈도 일본정부의 입맛대로 왜곡되고 희석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혼다의원처럼 정의와 인권을 위해 목숨 걸고 뛸 사람은 없다는 것을 그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혼다의원을 밀어내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도전자 로칸나 후보도 혼다의원과 같은 민주당이기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로서는 두 사람 중 지지를 더 많이 받는다고 판단되는 후보, 즉 선거자금을 더 많이 끌어오는 후보를 밀어줄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미국선거에서 지지도란 어느 정도 선거자금으로 판명나기 때문이다. 혼다의원의 평판과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의 재선이 심각하게 도전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하지만 선거자금에도 결이 있다. 진정한 민초들의 지지는 소액기부에서 드러난다.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진부한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8년 전 오바마 돌풍과 바로 얼마 전 샌더스 돌풍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민주당 지도부가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이런 소액기부이다. 바로 우리가 식사 한끼, 커피 한잔 값을 혼다의원 캠프에 기부할 때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하게 되는 이유이다.
어떠한 정치력도 그냥 얻어지는 일은 없다. 글렌데일 소녀상도, 캘리포니아 교과서도, 샌프란시스코 기림비도 지난 2007년 121 결의안이라는 성과가 없었다면 모두 불가능했을 일들이다. 그런 성과의 주역인 혼다의원을 한인사회가 외면한다면, 이런 현상을 예의 주시하고 있을 미국 정치계에 어떤 메시지가 되겠는가. 위험 무릅쓰고 힘든 싸움 해봐야 한인사회는 의리를 지키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진다면 어느 정치인이 한인사회의 아픈 구석을 대변해 주려고 할 것인가.
우리 한인들이 혼다의원 웹사이트(mikehonda.com)로 가서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혼다의원에게 식사 한끼 대접했으면 한다. 어렵게 얻어진 정치력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 후대를 위해 우리가 할 책임이요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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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원 /태평양 은행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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