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관계’라는 이름으로 종종 상처를 만든다. 친밀함을 먹고 사는 상처는 그 관계가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욱 크고 선명한 흔적을 남기며, 믿음과 신뢰가 전제되어야 할 인간관계에서 그것이 배제될 때 우리의 마음엔 깊은 골이 패이게 된다.
시간이 약이라며 기억의 저 편에 묻어두지만 미처 치유되지 못하고 응어리진 상처가 감추었던 얼굴을 드러내며 고요한 마음을 흔들면, 잡을 길 없는 불길은 내면 곳곳을 역류하며 울어대는 것이다.
창세기 이래 상처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었던가? 이 풍요로운 정신의 나라에는 각 자의 사연으로 화석화된 고정관념이 지배하는 우리만의 편견이 있다.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해 마찰로 빚어진 갈등은 필요없는 오해와 불신으로 영혼에 흠집을 남기고, 성난 마음은 미움에 떨며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미움은 또 다른 미움을 만들어 내는 악순환의 고리, 그 사슬은 얼마나 무겁고 고통스러운 것인가? 그 굴레의 사슬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하고 나도 너도 다를바가 없다는 마음의 울림이 해빙의 시작점이었다.
그동안 무성하게 자라난 상처의 텃밭을 갈아엎고, 오랜 시간 침묵을 하고 있는 내 마음속 아이와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한다. 이 외로운 아이 역시 사랑이 필요한 것이다.
사랑이야 말로 어둠을 비추는 빛임을 깨닫게 되는 그 날, 그래서 사랑으로 용서가 이루어지는 진정한 봄 날, 나는 오랜 아픔과 묵은 것들에 퇴거를 고하고 나오는 해 맑은 아이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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