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위안부 할머니들을 뵌 때문인지 그분들의 생애가 아프게 느껴진다. 그분들의 고통을 헤아리기 어렵겠지만 어느 누가 아프지 않겠는가. 한 인간으로, 한국인으로, 여자로, 엄마로 그 어느 면으로 돌아보아도 가슴이 아리다.
나는 14살 때 무엇을 했던가. 중학교 2학년… 친구들과 유행가를 흥얼거리며 마냥 즐거워하거나 깔깔거리던 시절이었다. 세상풍파 가려주며 사랑으로 보듬는 부모님 품에서 어리광을 부리며 철부지로 지냈다.
그런데 위안부 할머니들은 그 나이에 부모 형제와 떨어져 험한 곳에 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어딘지도 모르는 전쟁터에서 지옥이라 표현해야 마땅할 경험을 하며 청춘을 몰수당했다.
어린 그녀들은 참혹하게 반복되는 육체적 고통만 아니라 피폐해진 정신적 고통이 더했으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두고 정치, 외교적 접근을 논하는 사람들이 있고 강제적이고 조직적이 아니었다며 변명하는 공식 영문 홈피까지 버젓이 등장한다.
이런 현실을 위안부 할머니들은 얼마나 감당하기 힘들까. 어지간한 옛 일은 잊을 백발의 나이에 기억도 하기 싫은 상처를 망각의 강에 숨기기보다 세상에 드러내는 길을 택한 그분들의 마음을 읽어드리고 싶다. 상처만 남은 그 가슴에 진정 따뜻한 위로가 있기를 소원한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 위안부 기림비가 설치될 예정이다. 진즉에 이루어졌어야 마땅한 일이지만 이제라도 설치되어 다행이라 생각된다. 위안부 기림비 설립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더해지고 참여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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