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개인적인 거예요. 저만 아는 그런 거라고나 할까요. 마지막 장면에서 허벅지에 칼 맞고 몽둥이 잡으러 가는 그 발걸음, 그 스텝을 계산했거든요. 연기할 때 딱 맞아떨어지더라고요. 그럴 때 희열을 느끼죠."배우 이준(28)은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를 촬영하면서 가장맘에 들었던 장면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굳이 생각해내려고 한다면 떠오르겠지만, 아마 어떤 관객도 그 장면을 주의 깊게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이준은 연기 방식이라면 연기 방식이다. 한 장면 한 장면, 욕심내지 않고 하나씩 완성해 간다.
“아직 뚜렷하게 뭔가 보이지는 않아요. 아직 이십대이니까요. 차근차근 급하지 않게,욕을 먹을 때 먹더라도 한 단계 한 단계 천천히 가고 싶어요."`럭키'의 예상 밖 흥행(24일 현재 누적 관객수 449만명)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어쨌든배우 유해진의 성공기에 맞춰져 있다. 무명단역 시절을 거쳐 조연 배우로, 조연 배우에서 다시 주연 배우로, `럭키'의 성공이 곧 유해진의 성공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사실 유해진이 연기한 `형욱'과 이준이 맡은 재 `성' 두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관객의 웃음을 위해 사실상 `재성'은 `형욱'에 희생됐고, 그런 측면에서양 캐릭터의 한 축이 무너졌다는 평가도 있다.
“괜찮아요. 그런 건 전혀 상관없어요. 시나리오 읽었을 때, 너무 재밌었기 때문에 역할에 상관 없이 어떤 식으로든 이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제 연기에 대한 지적도 있는데,그건 제가 받아들이고 가야 할 부분인 것같아요."대신 이준은 자신이 공을 들여 연기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재` 성'이 삶을 포기하고 목을 매다는 장면을 서로 다른 연기로 17번 찍었던 거나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캐릭터의 지질함을 살리기 위해 뒷머리에 일부러 `땜빵'을 만들었던 것, 또 마지막장면에서의 액션 연기의 합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또는 유머러스하게 들려줬다.
그는“사람으로서 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정 장르의 특정 역할을 맡는 게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아요. 진실하게 연기하는게 더 중요하죠."이준은 2008년 영화 `닌자어쌔신'에 출연한 이후 6년 동안 그룹 엠` 블랙' 활동과 연기를 병행했다. 그는 데뷔 때부터 요즘 흔히 말하는 `연기돌'(연기자+아이돌)의 선두주자로활동했다. 그러던 중 2014년 10월, 연기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엠블랙'을 탈퇴했다. 2015년부터 그는 현재 촬영 중인 `캐리어를 끄는여자' 등 드라마 4편, 럭` 키' 등 영화 3편을 했다. 작품 수로 따지면 `광폭 행보'라고 해도이상하지 않다.
그는 그동안 `연기돌'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여 다양한 비판을 받아왔다. 연기하는 아이돌 가수에 대한 비판은 연기력은 물론 연기에 대한 태도로 번졌고, 같은 맥락에서 이준또한 이러한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런 선입견들, 저는 다 인정해요. 다만 어떻게 하면 내 연기가 더 나아질까,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요."이준은 자신을 `멘탈이 매우 약한 타입'이라고 표현했다. 겉으로 티를 내는 성격이 아니지만, 백 명이 칭찬해도 한 명의 비난에 쉽게 마음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신은 이틀에 한 번꼴로 슬럼프를 겪는다고도 했다.
“고뇌의 시간을 보내요.(웃음) 악플이라고해도 제가 인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제가 봐도 못 한 연기를 리플들이 지적할 때면, 마음은 아파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멘탈이 마음대로 강해지는 건 아니니까, 상처도 넘기면서 연기를 더 잘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그는 지금까지 다양한 것들을 해봤는데,연기가 제일 적성에 맞는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어릴 때는 피아노를 쳤고, 그외에 악기도다뤄보기도 했다. 무용을 전공해 대학에 갔고, 다시 무용을 그만두고 가수가 됐다. 이제는 배우가 됐다.
“우리 영화처럼 다른 사람과 인생이 바뀐다면요? 전 그냥 저로 살래요. 아무리 제가부러워하는 사람도 그 사람의 스트레스가있을 거예요. 전 그냥 제 스트레스에 만족하면서 살고 싶어요. 영화 흥행해서 좋은데, 지금 당장 진행 중인 드라마가 있잖아요. 지금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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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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