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또한 인생의 후반기가 되면 사람들, 특히 남성들은 떨어지는 낙엽을 머리에 이고 괜히 우울해지면서 고독을 겪게 된다. 한국의 철학교수 김형석은 고독을 “병”이라고까지 불렀다. 요사이 증후군이란 단어를 많이 쓰고 있다.
우울해지는 증세가 있으면 ‘우울증후군’이라고 하여 신경정신과에서는 하얀 알약을 처방하고 있다. 알고 보면 ‘고독’이란 병도 철학자들이 만든 병명이요, 우울증도 정신과 의사가 만들어낸 병명이라면 지나친 말일까.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 1위국이라고 한다. 자살의 첫째 이유는 고독과 우울이다. 또한 기독교인들의 자살 숫자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독교의 신앙과 희망에 심각한 병폐가 생겼다는 걱정이 든다.
고독과 우울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겨울 나그네이다. 고독할 때마다, 우울할 때마다 약을 먹고 인위적인 안정을 찾아보자는 것은 흡사 겨울이 춥다고 건너 뛰어보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고독이라고, 우울이라고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배가 고파봐야 배를 불릴 수 있고 어두운 후에야 빛이 찾아오듯이 고독과 우울도 모두 필수불가결한 인생의 사계절이다. 겨울 나그네를 작곡한 슈벨트에게 고독과 우울이 없었던들 주옥과 같은 작품을 창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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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 /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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