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ke a bird on the wire, Like a drunk in some old midnight choir, I have tried in my way to be free.
전선에 앉은 한 마리 새처럼, 오래된 심야 성가대의 취한(醉漢)처럼, 난 자유롭고자 내 식으로 애썼다네.
무표정한 얼굴에, 낮게 깔리는 나직하고 굵직한 목소리. 로마네스크(Romanesque)한 콧날과 지긋이 감긴 눈으로 통기타와 함께 짙은 시정(詩情)을 토해내던 음유시인. 바로 엊그제 세상을 뜨셨네요. "Leonard Cohen, Epic and Enigmatic Songwriter, Is Dead at 82." 뉴욕타임즈 2016년 11월 10일자 헤드라인. 레너드 코헨, 서사(敍事)와 수수께끼의 작곡자, 82세로 죽다.
중절모를 눌러 쓰고 'I Am Your Man"을 부르던 노신사. 영면하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매력적인 저음으로 뭇사람들의 심금을 울려 주던 가객. 음유가객 밥 딜런의 노벨 문학상 소식에, 사실 레너드 코헨이 한 수 위라고 생각했었는데. 불현듯 타계 소식을 들으니 아주 먼 옛적 따라 부르던 노래가 저절로 입가에 맴도는군요. 제목은, "Bird on the Wire." 쉽게 들리지만 실제로 노래 해보면 사이사이 절묘한 음률을 감지하게 됩니다. 얼핏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 통기타 코드를 진행하며 소리를 내다 보면, "어, 장난 아니네" 하는 감탄이 나오게 됩니다. 음률 뿐 아닙니다. 노랫말도 쉽고 간단한 직유 몇 개 정도로 여기며 따라 새기다 보면, "어, 이런 비유도 가능하네" 하는 감동을 느끼게 되죠.
Like a bird on the wire, Like a drunk in some old midnight choir, I have tried in my way to be free.
전선에 앉은 한 마리 새처럼, 오래된 심야 성가대의 취한(醉漢)처럼, 난 자유롭고자 내 식으로 애썼다네.
두 개의 직유(直喩, simile)로 시작합니다. 전선 위의 한 마리 새처럼, 깊은 밤 자정 성가대 합창단의 술취한 단원처럼, 난 내 방식으로 자유롭고자 애썼다네. 전깃줄 위에 앉은 새? 늦은 밤 성가대 틈에 끼어앉은 술꾼? 그들은 진정 자유를 찾는 중일까요? 얼뜻 빗나간 직유처럼 들리는 이 두 마디로 시인은 자유를 노래합니다. 물론, '와이어'[wire]라는 말과 '콰이어'[choir]라는 말의 운(韻, rhyme)은 기본이죠.
모든 노래가 거의 그러하듯, "Bird on the Wire" 역시 속내는 사랑 타령. 자유란 곧 사랑의 다른 이름이 아니고 뭐랴. 참된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에 이르는 길. 이기적이고 일방적인 사랑을 참회하고 용서를 비는 노랫말이 이어집니다. 내 식대로 사랑했던 걸 뉘우치니 용서하랍니다. 혹시 불친절했다면 그냥 흘려 버리시고, 혹시 진정이 아닌 듯 보였다면 그 또한 애인들이 흔히 하는 거짓말 정도로 봐주세요. If I, if I have been unkind, I hope that you can just let it all go right on by. If I, if I have been untrue, It's just that I thought a lover had to be some kind of liar too. 그러니까 내가 지금 이렇게 목놓아 노래하고 있잖아요.
노래 말미엔 다시 한번 첫마디를 읊조리며 끝냅니다. 결국 출발점으로 회귀합니다. 평생 많은 노래를 지었던 레너드 코헨의 일생이 왠지 이 노래 하나로 잘 요약되는 느낌. I have tried in my way to be free. 난 내 식으로 자유를 찾았지. 아마도, 이제 그분은 영원한 안식과 자유를 만끽하고 계시리라. Like a bird on the wire! 전선 위의 한 마리 새처럼! Shal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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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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