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1월 촛불시위를 보면서 그 잔인했던 4.19가 뇌리를 스쳤다. 마지막 집합처인 경복궁 앞으로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혹시 밀고 밀치는 압사사고가 발생하거나 경찰과의 충돌로 사상자가 생기지 않을까 무척이나 조마조마 걱정스러웠다. 유모차를 미는 어머니부대, 애를 업고 보듬고 나선 어버이들, 나라를 걱정하는 어린 학생들까지 모두가 서로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수준 높은 문화인의 미덕을 보여주었다.
시위대는 지쳐 쓰러진 환자를 수송하는 앰뷸런스에 기꺼이 길을 터주었고, 바리케이드를 부수는 깡패들도 보이지 않는다. 의경을 때리지 말라고 타이른다. 경찰도 총 쏘고 몽둥이질하고 물대포 갈기는 과거의 폭력경찰에서 이제는 방위선만 고수하며, 시위대를 견제하고 존중하는 성숙한 경찰로 변신했다. 연행자가 거의 없는, 축제를 방불케 하는 평화스러운 시위에 전 세계도 놀란다.
남이 하니까 무작정 따라가는 군중심리도 없어지고 선동에 흔들림 없이 자기중심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예전과는 너무나 달라졌다.
이제는 시민들이 무참하게 희생되는 과격시위는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생명의 존엄성,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존심을 함부로 짓밟는 행위는 서로 삼가자. 한국의 미래는 아직도 밝다.
<추재옥 /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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