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주범 중 하나로 보수언론이 꼽혔다.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는 권력의 감시자인 언론이 대부분 뒷짐만 졌다는 책망과 비난이 나왔다. 청와대와 대통령 심기에만 촉수를 세울 뿐 권력의 감시자 역할은 내동댕이쳤다는 한국기자협회의의 자성도 뒤따랐다.
그와 유사한 책망과 비난이 이곳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나오고 있다. SF 한인회 정관개정이 합법적 절차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왜 신문사가 가만히 있느냐, 기자가 뭐하고 있느냐는 질타와 그러고도 언론이라 할 수 있느냐는 힐난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단 SF 한인회 정관개정은 정기총회 없이 이사회에서 의결됐다. 정기총회를 열 경우 분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열지 않은 것이 한인회가 밝힌 이유이다. 바로 동포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점도 분란의 소지가 있어 총회 개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베이 지역 도시들이 건물 하나 세우는데도 수차례 공청회를 열어 주민들과 의견을 맞춰가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개정안이라 해도 동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지지기반 없는 당 대표와 같은 꼴이다.
진정 한인회가 이번 개정에 털끝만큼도 사심이 없었다면, 한인회의 미래를 위해 확정한 개정안이라면 동포들과 당당히 의견을 논의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한인회 정관에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총회 소집이 불가할 경우 이사회에서 의결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한인회는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데도 총회 소집 시도도 하지 않은 채 개정안 공고 5일 만에 자체 의결을 강행했다.
또 회비 납부자에게만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부여된 것도 논란의 여지가 많다. 8개 카운티 한인회 관할 유권자 수만명 중 회비를 납부할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이는 자칫 한인회가 한인 대표기관이 아니라 이익을 목적으로 모인 사단체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회비 납부자 몇 백명으로 당선된 한인회장의 대표성은 흔들릴 것이며, 정통성 시비까지 불러일으키면서 한인회로 부메랑 공격이 쏟아질 수도 있다. 금권선거 폐단을 막기 위해 회비 납부제를 시행한다는 본래의 의도 또한 회비 대납제가 있는 한 유권자 동원선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10월 한국 지방자치제 공무원들이 모인 목민관 클럽이 SF 시청을 방문했을 때 마크 챈들러 국제통상국장은 “수차례 공청회를 거쳐 시민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비용상 비효율적일 수 있으나 합의된 프로젝트 진행에는 반대했던 시민들도 공감하며 따라가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런 것이 바로 민주주의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SF 한인회가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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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샌프란시스코 지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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