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다......” 요즘 한국에서 돌아가는 상황들을 보다보면 저절로 탄식이 터져 나온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한국 국회의 청문회를 보다 보면 더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증인들은 ‘모른다’ ‘처음 듣는 이야기다’ 일색이다. 마치 앵무새처럼 동어 반복을 외치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청문회 의원들은 무엇 하나 제대로 밝혀내지도 못하고 뻔뻔스러운 증인들에게 끌려 다니는 신세다.
진실의 열쇠이자 이번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 최순실 씨는 공황장애를 이유로 얼굴조차 비치지 않았다. 특히 일부 국회의원들이 수준 이하의 질문을 하는 대목에서는 실소가 나올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혐의를 파헤치려는 질문이라기보다 말 그대로 ‘말장난’ 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예를 들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이완영 의원은 ‘최순실의 남자’로 불리는 고영태 씨에게 뜬금없이 “지금도 최순실 씨를 좋아합니까?”라고 물었다. 고영태가 아니라고 답하자 이 의원은 “그럼 미워합니까?”라고 되물음으로써 이를 지켜 본 시청자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몇몇 의원들도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대신 긁어줘야 할 의원들이 이 같은 엉뚱한 질문들이나 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왜 청문회를 열었는지 의문까지 들게 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이번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답을 분석한 내용이 대부분 참석자들에게 적용되고 있다. 애매모호한 답변, “확실히 기억 안 난다” “수사 중이다”등. 송곳 질문엔 침묵, 동문서답으로 시간 끌기 등이다.
수백만의 국민이 추위 속에서도 국가가 잘못 가는 것을 바로잡아 보겠다고 길거리에서 촛불을 밝히고 있을 때 이들의 호소를 대신 전달해줄 대변인이 이렇게도 없는 것인가.
국회의원들이 이제 부터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줄 ‘사이다 청문회’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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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뉴욕지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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