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조상이 공룡일 것이라는 가설을 처음 제시한 사람은 ‘다윈의 불독’으로 불린 토머스 헉슬리다. 새뮤얼 윌버포스와의 논쟁을 통해 다윈의 진화론을 일반에게 널리 알린 그는 1861년공룡과 새의 공통점을 모두 갖춘 시조새 화석이 발견되자 이런 주장을 폈으나 불충분한 증거로 가설 수준을 넘지못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공룡의 일종인 수각류(theropods)와 새의 화석이 함께 발견되고 중국 요녕 지방에서 새의 특징인 깃털이 달린 공룡 화석이 무더기로 나오면서 새의 조상이 공룡이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새와 공룡의 해부학적 공통점은 100가지가 넘는다. 작년에는 송진이 굳어져 생긴 호박(amber) 안에서 9,900만 년 된 깃털이 달린 공룡 꼬리화석이 발견되기도 했다. 일부 화석에서는 공룡이 머리를 팔 안쪽에 박고 있거나 둥지 위에서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이 발견됐는데 이 또한 새들이 보여주는 특성과 일치한다.
6,500만 년 전 소혹성이 지구에 떨어지면서 1억 5,000만년 이상 ‘지상의 왕’으로 군림했던 다른 공룡들은 멸종했는데 어째서 새의 조상들은 살아남았을까. 그해 답의 일부가 최근 국립 과학원 저널에 나온 논문에 실렸다. 플로리다 주립대의 고생물학자인 그레고리 에릭슨 등이 쓴글에 따르면 일반 공룡의 알이 부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장 6개월에 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닭이 낳은 알이 병아리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21일, 카나리아는 13일에 불과하다. 오래 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남극의 황제 펭귄도 부화 기간은 두 달이면 충분하다. 한 곳에서 오래 알을 품고 돌봐야 하는 공룡은 빨리알이 부화하는 새의 조상보다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생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공룡의 위세에 눌려 땅속을 전전하던 쥐 같이 작은 현 포유류의 조상이 이들 공룡의 멸종을 계기로 지구 곳곳에 퍼지게 됐고 그 중의 하나인 인간은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부르며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공룡의 후예로 살아남기는 했지만 인간의 노리개 아니면 식용품으로 전락한 새의 처지는 딱하다. 그나마 요즘 한국에서는 조류 독감으로 무려 3,000마리에 이르는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대부분 닭인 이들은 영문도 모른채 생매장 당하는 것으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닭의 해인 ‘정유년’을 맞아 이들의 처지가 더욱 안타깝다.
딱한 것은 닭만이 아니다. 한국 정치판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당한뒤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야당집권이 확실해 보이지만 야당 지도자 가운데 안팎으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올바로 이끌 지혜와 지도력이 있는 인물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욕심많고 어리석기는 도널드 덕에 지지 않으면서 그 절반도 귀엽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가 곧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 파산과 거짓말, 저질스런 행동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온 그가 미국을 올바로 이끌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올‘ 정유년’은 일본이 임진왜란에 이어 두번째로 쳐들어온 정유재란 발발 420년이 되는 해로 절망적인 상황에서 13척의 배로 130척의 일본 함대를 침몰시킨 이순신의 명량대첩이 있던 해이기도 하다.
사방을 둘러봐도 어두운 소식만 있는 새해에 명량과 같은 기적은 일어날 수 있을까.‘ 인간이 극복하지 못할 운명은 없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