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새 희망을 안고 새 출발을 향한 꿈이 생겼다. 연초가 되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 해맞이하러 깜깜한 밤중에 언 몸을 녹여가며 산에 오른 기억이다.
한 해의 마지막 지는 해와 한 해를 시작하려고 뜨는 해는 분명히 같은 태양 일텐데 왜 그리 다른 느낌을 주는 걸까? 우주 저 멀리 미지의 세계를 달려와서, 주위를 조금씩 밝히며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은 온 영혼을 깨우며 인류를 향한 평화와 희망을 안겨 주는 듯했다.
그 찬란하고 강력한, 새 하늘의 뜨거운 해가 온 몸을 달구면서 미움과 증오를 사랑으로 바꾸고 있었다. 그때의 황홀하고 두근거리던 가슴이 지금도 느껴진다. 그 위력에 빨려들어 모래알처럼 한없이 왜소해져가는 자신을 발견하곤 저도 모르게 새해의 소원을 중얼거리고 왔다 .
새해가 되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한 해를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한 지붕 아래서 부모와 형제와 아이들과 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들을 그리워하며 서 있는 내 자리에 감사하게 된다. 할머니로서 엄마로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서 소중한 인연에 감사한다.
다시 산에 오르게 되면, 이번엔 당당히 태양을 향해 이렇게 새해 소망을 이야기 하련다.
“남에게 큰 기쁨은 못 줄지라도, 사랑하며 상처는 주지 말고, 이웃을 특별히 돌보진 못해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겸손하고 친절하게 최선을 다하고, 아주 인간적인 사람으로 인정받진 못해도, 비굴하거나 추한 모습은 보이지 않게 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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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잔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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