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미국 흑인대학 마칭 밴드에 성금이 쇄도했다고 폭스 방송 등 미국 언론이 13일 전했다.
학생들의 취임식 참석을 두고 흑인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와중에 공교롭게도 이 대학 총장이 보수적인 폭스 뉴스에 출연한 뒤 기부금이 몰린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를 찍은 보수 시청자들이 집단으로 기부에 동참했을 가능성이 나온다.
보도를 보면, 미국 앨라배마 주에 있는 유서 깊은 흑인 대학인 탤러디가대학 행진 악대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 비용을 마련하고자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고펀드미닷컴'에 3일 성금 모금 페이지를 열었다.
이들은 15일까지 교통비, 숙식비 등에 사용될 7만5천 달러(약 8천816만 원)를 모금하고 싶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지부진하던 모금 상황은 흑인 빌리 호킨스 총장이 12일 폭스 뉴스의 인기 프로그램인 '더 오라일리 팩터'에 출연한 뒤 극적으로 변했다.
호킨스 총장의 방송 출연 전까지 모금액은 5만7천 달러에 불과했으나 방송 후 성금이 물밀 듯이 답지해 순식간에 20만 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서부시간 13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성금은 목표액의 4배를 넘는 31만5천625달러(3억7천101만 원)로 치솟았다.
5천500명가량이 기부에 동참한 가운데 대니얼 더피와 익명의 기부자가 각각 최고인 5천 달러를 냈다.
호킨스 총장은 방송에서 학생들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강의실 바깥에서 배울 수 있는 경험의 기회라고 평했다.
그는 "새 대통령 취임식은 정치적인 행사가 아닌 정권 이양을 축하하는 국민 행사"라면서 새 대통령의 취임을 존중하는 방법의 하나로 참석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1865년 흑인 노예 출신 2명이 흑인들의 교육을 위해 세운 대학답게 많은 동문이 호킨스 총장의 결정을 비난했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 선거 기간부터 소수 인종과 이민자에게 포용적이지 못한 성향을 보인 탓이다.
호킨스 총장은 '학교를 부끄럽게 했다', '흑인의 수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그는 "학생들은 대통령 취임식과 같은 국가적인 행사의 무대에 설 기회를 얻었다"면서 취임식 참석은 시민 참여 행사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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