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 속의 통일’ 그것이 미국의 이념이고 방향이다. 짧은 역사 속에서 부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었던 비책이 거기에 있었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언어,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아메리카 땅에 모여들어 어떻게 이런 풍요한 강국을 만들 수 있었을까? 그 비밀이 ‘다양 속의 통일’이라는 이 단순한 진리에 있다.
단테는 그의 명작 ‘신곡(神曲)’에서 지옥을 이웃과의 단절로 해석하였다. 따라서 천국은 사랑으로 연결된 삶을 가리켰다. 지구촌이란 말은 세상이 좁아졌다는 의미도 있지만 지구가 한 마을처럼 가깝게 연결된 세상이라는 뜻이다. 힘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은 잠정적으로 전쟁을 막을 수 있지만 진정한 평화는 우정과 사랑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예수는 “화평케 하는 자(Peace maker)가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다”고 하셨다. 평화를 희망하거나 기다리는 자가 아니라 평화를 위하여 능동적으로 노력하는 자가 천국시민의 자격이 있다는 말씀이다.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6.25 때 좁은 그 곳에 뼈를 묻은 자가 400만이다. 미군 전사자만 5만4,246명, 부상자 10만3, 284명이다. 거기에 한국군, 북한군, 중공군, 기타 유엔군과 민간인을 합하면 엄청난 생명이 한국 땅에서 쓰러졌다. 그것도 66년 전 이야기이다.
지금은 핵을 무기로 쓰는 전쟁이 될 것이니 그 피해의 규모는 전혀 달라진다.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은 한 방에 30만 명을 죽이지 않았는가. 그로 인한 고아 과부 불구자는 홍수를 이루었고 가옥 교량 도로 공장 등이 초토화되었다. 이런 비극이 또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평화는 남북한 모두가 간절히 추구할 지고선(至高善)이다.
지난 100년 동안 인류는 지루하게 전쟁을 계속하면서 귀중한 진리를 배웠다. 그것은 “대립보다 공존이 낫고, 이데올로기(이념) 보다 자유가 나으며, 자원보다 두뇌가 낫다”는 진리였다. 대립이란 우월감의 충돌이므로 결국 교만에서 비롯된다.
이제 인류의 지향점은 ‘더불어 사는 세상’이어야 한다. 소위 ‘끼리끼리 병’은 망국병이다. 내 단체, 내 교회, 내 회사, 내 나라, 내 집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고립주의는 인류역사에서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
근래 고립주의는 세계 강대국들의 유행 풍조이다. 영국이 그랬고 미국 새 대통령의 고립주의가 국민들에게 먹혀들어 당선이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퍼레이드 지에 기고한 ‘나에게 있어서 오늘의 의미’란 글에서 미국을 세 가지로 설명한다. 즉 미국은 기회의 사회, 공동체 사회, 책임의 사회라고 말한다.
기회는 평등한 사회를 말하며, 공동체는 상부상조하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말하고, 책임은 자유와 기회의 공동체를 만들고 유지하는 힘을 가리켰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연결된 삶’ 곧 밸런스가 잡힌 사회를 말하는 것이다.
신약성경을 절반이나 쓴 바울도 연결된 삶을 강조하면서 사람의 신체를 예로 들었다. 눈 입 손 다리 등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상호 보충의 역할, 곧 밸런스를 서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 자기의 능력을 자랑해도 남과 협력하지 못하는 오만이 있으면 자기도 망하고 전체도 무너진다.
기러기들이 V자를 만들고 여행할 때 앞서 가는 기러기들이 바람물결을 만들기 때문에 뒤따르는 기러기들은 덜 힘들다. 선두주자가 힘드니까 그들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바꾸어가며 고통의 밸런스를 맞춘다. 기러기들이 울면서 나는 것은 고통의 비명이 아니라 선두주자들을 격려하는 응원가라고 한다.
이웃 속에 살아가는 기러기의 지혜를 배울 만 하다. 축구를 위시한 모든 단체 경기의 승리 원리는 제 자리를 잘 지키고 팀의 리듬, 곧 밸런스를 잘 잡는 팀플레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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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 아동문학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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