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동차기업 중국지사의 임원으로 있는 고교 동창생이 미국에 왔을 때 평소 궁금했던 것 하나를 물었다. “중국은 그렇게 인구가 많은데 왜 축구는 못하는 거니?” 그러자 친구는 중국의 한 신문에 실렸다는 만평 얘기를 해 줬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한국 월드컵 감독이 하나님에게 물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할수 있을까요?” 그러자하나님은 대답했다. “이번 대회에선 힘들 것 같구나.” 이어 일본 감독이 하나님에게 물었다. “일본은 어떤가요?” 하나님이 대답했다“. 네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힘들 것같구나.” 마지막으로 중국 감독이 똑같은 걸 물었다. 그러자 하나님이 대답했다. “내 살아생전에는 힘들것 같구나.”한마디로 중국축구는 가망이 없다는 자조 섞인 만평이었다. 사실 수많은 사람들은 왜 인구 13억인 중국이 국민들의 뜨거운 축구사랑에도 불구하고 축구를 못하는지 의아해 한다. 인구 1억명 당 뛰어난 선수 한명만 골라도 최고의 베스트 일레븐을 구성할 수 있을 텐데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전혀 맥을 추지 못하니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건 당연하다.
중국이 월드컵에 나갔던 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광적인 중국의 축구팬들로서는 복장 터지는 노릇일 것이다. 국내 축구리그의 열기와 인기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가대표팀의 수준은 형편없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시진핑 국가주석은 축구광이다. 그는 ‘월드컵 본선진출’·‘월드컵 개최’ ·‘월드컵 우승’을 자신의 세 가지 소원이라 밝혔을 정도다. 이런 시 주석의 소원을 뒷받침하듯 중국정부는 지난 해중국을 오는 2050년까지 세계 최강의 축구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당연히 엄청난 물량 지원이 뒤따르게 된다.
중국정부의 축구 지원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월드컵 예선전에나서는 대표팀에게는 엄청난 액수의 포상금을 걸고 전세기까지 내준다. 중국 국내리그도 이런 지원에 힘입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선수들 연봉은 유럽리그 부럽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선수들의 자생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중국선수들은 더 큰 무대에 도전하기보다 국내리그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게다가 아직은 축구 저변이 취약하다.
FIFA는 오는 2026년부터 월드컵 참가국을 현재의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크게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중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오른 모습이다. 정부 차원의 대대적 축구 육성과 참가국 확대가 맞물리면 월드컵 단골 참가국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서다.
그러나 중국의 기대처럼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중국대표팀은 최근 가진 아이슬란드와의 친선 경기에서 0대 2로 패했다. 13억 인구를 가진 나라가 인구가 고작 33만인, 그것도 대부분 선수들이 자기 직업을 갖고 축구를 하는 아이슬란드에 패한 것이다. 이것이말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기계적으로 육성되는 스포츠는 즐기는 스포츠를 이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작은 나라 네덜란드가 빙상 강국이 된 바탕과 원동력도 즐기는 스포츠에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육성하면 분명 효과는 있겠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만약 중국이 염원대로 오는 2050년 세계최강으로 우뚝 서게 된다면 만평속 하나님은 여전히 살아계시려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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