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주간은 방학이라기보다는 조금 긴 연휴 같은 아이들의 겨울방학이었다. 아이들이 어릴 땐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썰매나 스키를 태우려 급하게 타호로 떠나곤 했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집 밖에도 안 나가고 온 식구가 집에서 뭉그적대기도 했지만 왠지 편안하고 다시 못 올 시간처럼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이가 언제까지나 품안의 자식일 것 같지만, 막상 대학생이 되어 집을 떠났다가 오랜만에 돌아오면 좀 낯설게 느껴진다는 얘기를 종종 들어서인가 보다. 자식이 손님처럼 느껴진다니 처음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릴 땐 어수룩하기만 해서 늘 걱정했었는데, 이젠 어른이 된 것처럼 여러 중요한 일들을 스스로 결정해 나가는 사이 차츰 부모와 소원한 사이가 된다면, 그건 조금 서운할 것 같다. 그렇다고 천년만년 품안에 끼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니, 괜히 마음만 어수선해진다.
우리 아이들이 어디를 가도 한인임을 잊지 않고 살아주면 좋겠다. 가족과 일 년에 한두번 볼 수 있게 되더라도 만나면 부모를 따뜻하게 꼭 안아 주고, 보고 싶었다고 얘기해 주는 사람으로 자라주면 좋겠다. 어른에 대한 예의를 알고 가족의 따뜻함을 아는 어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그래서 일주일 내내 아이들과 삼시세끼를 함께하고 청소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었던 이번 겨울방학이 소박하지만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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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영 / 한인학부모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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