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2년 제정 ‘자동차 라벨링법’…미국산 부품비율 표시 의무

(서울=연합뉴스) 9일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7 북미 국제 오토쇼’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모델이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0 [현대자동차 제공=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산 제품을 사라"고 강조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는 미국법이 있다.
미국 기업이 일본 수입차를 상대로 고전하던 1992년 제정된 '미국 자동차 라벨링법'(American Automobile Labeling Act)이다.
이 법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미국(캐나다 포함)산 부품 비율, 최종 조립국가, 엔진·변속기 원산지 등을 매년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정보는 소비자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자동차 외관에 부착해야 하며 미국 자동차 전문 평가 사이트 카즈닷컴(cars.com)은 이를 토대로 매년 가장 '미국적인' 자동차 명단을 발표한다.
'진짜 미국차'와 '껍데기만 미국차'를 구별하는 기준인 셈이다.
30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집계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산 부품 비율이 가장 높은 현대차는 싼타페 스포츠(51%)로 최종 조립국가와 엔진·변속기 원산지 모두 미국이다.
쏘나타(46%)는 싼타페와 함께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만들지만 한국산 부품 비율(53%)이 더 높다. 엘란트라도 최종 조립과 엔진·변속기 생산을 미국에서 하지만 한국산 부품 비율이 68~73%에 달한다.
내용물만 놓고 보면 엘란트라는 미국보다 한국산에 가까운 셈이다.
역설적으로 모든 업체를 통틀어 미국산 비율이 가장 높은 모델은 미국차가 아닌 도요타 캠리(75%)로 엔진과 변속기도 미국에서 만들었다.
일본 업체들은 미국 정부가 일본산 자동차를 무역적자 주범으로 지목한 1980~90년대부터 현지 생산을 꾸준히 늘려왔다.
최근 도요타는 트럼프의 일본차 비판에 "지난 30년간 2천500만대 이상을 미국에서 생산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미국 업체마저 유리한 생산 조건을 찾아 공장을 멕시코 등 해외로 이전하면서 미국산 비율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미국산 비율이 70% 이상인 모델은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지프 랭글러(73%),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72%), 쉐보레 트래버스(71%), 포드 F150(70%), 혼다 어코드(70%) 등 13개에 그쳤다.
전 세계에서 각종 부품을 조달하는 자동차 산업 특성상 100% 미국산 모델은 없었다.
이 법은 당초 기대와 달리 미국산 자동차 판매 확대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바이 아메리칸"을 강조하는 트럼프 시대에 이 법은 미국 소비자가 자동차의 '국적'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기준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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