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건강센터 발렌타인데이 특별프로그램에 참석한 한인연장자들이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며 ‘해피 발렌타인’을 기념하고 있다.
사랑을 표현하고 전하는 기념일인 발렌타인데이에 한인 연장자들도 가족에 대한 무한사랑을 나누었다.
시카고노인건강센터(사무장 하재관)은 14일 ‘첫 아이를 낳았던 그 사랑’을 주제로 발렌타인데이 특별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날 50여명의 한인연장자들은 수십년전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첫 아이에 대한 애틋한 추억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부모, 자식 등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다시한번 되새겼다.
이순자(90세) 할머니는 “하나님께서 많은 축복을 주셔서 딸 6명을 주셨다. 예전에 첫 딸을 낳을때 왠지 시부모님께 잘못을 저지른 것 같아 미안하게 생각한 나머지 아이 예쁜 것도 모르고 부끄럽기만했다. 하지만 시부모님께서 아들 못낳은 걸 섭섭해하지 않고 굉장히 귀여워 해주셨고 한국전쟁 중에도 얼마나 잘 키워주셨는지 그 사랑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옥구(85세) 할머니는 “휴전 후 남편이 판문점에 통역장교로 근무하느라 혼자지내야 해서 힘든 적이 있었다. 아들만 낳으면 최고라고 하던 시절임에도 첫 손녀를 보신 시어머니, 시조부모님이 정말 잘해주셨다.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당시에 해주신 말들을 떠올리면 지금도 기쁘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장인옥(78세) 할머니는 “첫 아이를 가졌을 때가 스무살이었는데 아기가 안나와서 엄마에게 언제 나오냐 물었더니 하늘이 노래져야 나온다길래 빨리 하늘이 노래지는지 좀 보라고 했던 웃지못할 기억이 있다. 요즘은 아기 낳을 때 남편이 분만실에 함께 들어와 지켜보고 사진도 찍어주고 하지만 예전엔 정말 고생 많았다. 건강센터에서 이런 행사를 열어주어 같은 시대에 살던 이들과 함께 모처럼만에 옛 추억을 나눌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켓지센터 이수현 매니저는 “어르신들이 나이드시면서 잊어버릴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추억을 회상하는 귀한 시간을 갖게 돼 기쁘다. 켓지센터에 출석하는 히스패닉 연장자들도 함께 함으로써 문화를 초월한 가족의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 되어 더욱 뜻깊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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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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