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에서는 ‘복면가왕’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다. LA까지 이 프로그램이 찾아와서 특별공연을 할 정도다. 가수나 노래 잘하는 연기자들이 각종 형태의 가면으로 자신을 위장하고 나와 노래를 부르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오락 프로그램에나 어울릴 법한 복면을 다른 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보게 된다. 경찰이나 검찰에서 수사를 받는 피의자들이나 증인들이 자신들의 얼굴을 가리고 출두하는 것이다. 이들은 수건으로 입을 가리거나 머플러로 얼굴을 감싼 채 카메라 앞에 나타난다. 왜 그렇게 자기 얼굴을 감싸고 나오려는지 좀 이상하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기이한 현상이다.
왜 한국에서는 피의자나 증인으로 나올 때, 자기 얼굴을 드러내길 꺼리는 것일까. 왜 떳떳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인가. 물론 한국문화에는 탈춤도 있고, 가면극도 있고, 변장극도 있다.
그러나 경찰이나 검찰에 출두하면서 기를 쓰고 자기를 가리려 하는 것은 참 이상한 풍경이다. 물론 가족이나 친지들, 그리고 타인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창피할 수는 있다. 그러나 죄가 있든 없든 당당하게 심판을 받겠다는 모습은 아니다.
법 집행에서 관행처럼 행해지고 있는 얼굴 가리기와 TV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복면가왕 프로그램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사회심리학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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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홍 / 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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