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주 90년 묵은 ‘조혼법’폐지 추진 결혼 최소연령 현재 14세에서 18세로
▶ 2000~2010년 뉴욕서만 3,900명 미성년 결혼 대부분 부모 강압의 소녀들… 70%가 이혼

지난달 주 의회에서 현재 14세인 뉴욕 주의 결혼 최소연령을 올리는 법안에 대해 연설한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오른쪽)와 캐시 호철 부지사.
거의 90년 동안 적용되어 온 이 법은 21세기 이 시대에 더구나 ‘뉴욕 주’에서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수천명 아이들의 결혼’을 허용하면서도 별 관심을 받지 않아 왔다.
1929년 이후 뉴욕은 겨우 14살짜리 아이들의 결혼을 허용해 왔다. 14세와 15세는 법원과 부모의 승인을 받은 후, 16세와 17세는 부모의 동의만 있으면 결혼할 수 있다.
뉴욕 주만은 아니다. 미국 내 대부분의 주는 16세와 17세 미성년자들의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40여개 주는 그나마 법정 결혼 최소연령도 없다.
“사람들은 이런 법조문이 있는지 조차 모를 것이다. 아마 알게 되면 충격을 받을 것이다”라고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최근 결혼 최저연령 조정에 대해 설명하며 말했다.
뉴욕에서의 미성년자들의 결혼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2000년부터 2010년 사이 뉴욕 주 내에서 3,900명의 미성년자들이 결혼했다. 대부분은 종교와 문화적 전통을 이유로 부모들이 주선한 결혼이다.
주 의원들과 쿠오모 주지사는 이른바 ‘아동 결혼(child marriage)’을 폐지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14, 15, 16세 짜리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안들도 상정되었다. 유사한 법안을 개정하려는 뉴저지부터 미주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주들도 합세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보면 이런 노력은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알바니에서의 유사한 법안은 만만치 않은 저항에 부딪쳤었다. 특정 종교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의원들이 반대를 표한 것이다.
유대교의 한 분파인 하시듬 신봉자가 주민의 대다수인 지역을 포함한 브룩클린 지역구의 도브 하이키드 주 하원의원은 “나의 35년 의정생활 중 한 번도 이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며 반대의사를 표했다.
지난해 이 법안은 하원법사위에서 유보되었다. 법사위 헬렌 와인스타인 위원장은 반대에 대해 별 언급은 안했으나 “이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하면서 합리적인 해결책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법 관련 전문가들은 조혼이 사회적, 교육적, 경제적으로 많은 문제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전형적 조혼은 어린 소녀들이 나이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것인데 일부는 미국의 영주권 취득을 위해 결혼하기도 한다. 어려서 결혼한 소녀들은 적령기에 결혼한 여성들에 비해 교육을 못 받고 경제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가정폭력에 희생자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더 아이러니컬한 것은 14세에 결혼한 소녀는 18세가 될 때까지 합법적으로 이혼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쉘터도 보통 18세 이하는 받아주지 않는다.
“성폭행에 의해 임신한 소녀가 있었다. 그런데 그 부모는 아이를 강제로 결혼시키려 했다. 성폭행을 참고 결혼하는 것이 혼전 임신의 10대 미혼모가 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조혼법 폐지를 위해 운동하는 뉴욕 여성전국기구(NOW) 뉴욕지부 회장 소니아 오소리오는 전했다.
뉴욕 주의 3,900명 아동 결혼 케이스 중 40명은 14세와 14세 아이들의 결혼이라고 강제결혼에서 피신한 여성을 돕는 단체 ‘마침내 해방(Unchained at Last)’은 밝혔다.
뉴저지의 한 오피스 매니저 파티마 H.는 1980년대 브룩클린의 한 고교에 우수한 성적으로 재학 중일 때 부모에 의해 강제 결혼을 당했다. 한 번 만나본 적도 없는 쿠웨이트에서 건너 온 21세의 사촌이 신랑이었다. 아버지는 싫다는 딸에게 “그는 네 사촌이고 널 평생 책임 질 것이다. 가족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고 넌 풍족하게 여왕처럼 살 것이다”라면서 윽박질렀다. 결국 판사의 승인 하에 결혼했지만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지 못했다.
현재 45세인 파티마는 4년 동안 비참한 결혼생활에 시달리다 이혼했지만 또 부모의 주선에 의해 19세 때 재혼해 18년을 살면서 4명 자녀를 낳기도 했으나 다시 이혼했다. 현재는 “행복하게 이혼한 상태”라는 그녀는 “난 나의 젊은 시절을 살지 못했다. 너무 빨리 어른이 될 것을 강요당했다. 당시 난 의사가 될 것을 꿈꾸던 스트레이트 A 학생이었다. 난 아버지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한 사람들의 이혼율은 평균보다 훨씬 높다. 18세 이하의 결혼은 거의 70%가 이혼으로 끝난다. 현재 거의 40개 주가 16세 이하 결혼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들 10대 결혼의 80%가 이혼으로 끝날 것이라고 가족법 전문 비비안 해밀턴 교수는 말했다.
결혼 최저 연령은 현재 뉴욕 주가 추진 중인 18세가 아니라 “21세로 올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밀턴교수는 강조했다.
결혼 최저연령을 18세로 올리는 뉴욕의 법안은 지난 주 주 상원을 통과한 후 하원으로 송부되었다. 쿠오모 주지사가 강력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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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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