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20∼30대·유학생 식이장애·약물중독 등 정신건강 상담 늘어
미국에서 명문 대학을 졸업한 한인 김모(33)씨. 유학생 생활만 10년을 가까이 한 김씨는 미국에서 취업을 통해 정착해 살고 싶은 꿈이 최근 좌절되면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졸업을 한 뒤 취업을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취업비자 강화 등으로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해 결국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다. 김씨는 “장기간 미국에서 고생한 뜻을 이루지 못해 최근 불면증과 식이장애는 물론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한인 유학생들과 20~30대 젊은 층 사이에 취업난이나 생활고 등이 이유가 돼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한인사회 경기침체 등으로 직장잡기가 어려워지고 취업비자를 통한 미국 취업도 갈수록 힘들어지면서 취업난과 박탈감에 시달리는 젊은층들이 우울증이나 관련 정신질환을 상담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다른 한인 유학생 박모씨는 최근 취업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 상담을 한 경우다. 박씨는 “취업이 녹록치 않아 최근까지 졸업을 계속 미뤄왔는데, 한국에 있는 부모님께는 미국 내 취업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포기상태”라며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스트레스가 심해졌고 최근 대인 기피증도 생겼다”라고 밝혔다.
뉴욕일원 한인 정신상담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들어 직업 문제와 관련 한인 젊은층의 전화 상담이 늘고 있다.
실제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포함 아시아계의 17.3%가 일생 중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젊은층을 포함해서 한인들이 겪고 있는 정신질환은 주로 우울증, 조울증, 약물중독, 거식증 및 폭식증, 조현병(정신분열병)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종 구분 없이 정신건강 치료 및 상담에 관한 필요도는 비슷하지만, 아시아계, 특히 한인들은 정신질환을 숨기려고 하는 문화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지 않는 비율이 백인보다 3배 정도나 높다”며 “이 때문에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는 한인들은 더욱 많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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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홍기·예진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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