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세론이 더불어 민주당 내에서 언급될 때마다 경쟁자인 안희정 후보(충남지사)와 이재명 후보(성남시장)는 “호남경선에서 문 후보가 60% 이상 득표하기 전에는 문재인 대세라고 말할 수 없다”고 평해왔다. 마침내 엊그제 호남경선 결과 문재인 후보가 비토세력으로 불리어 온 호남바닥에서 예상을 깨고 60.2%를 획득, 민주당에서는 문재인이 대세임을 증명한 셈이다. 부인의 맹활약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재인 대세 바람에 찬물을 끼얹는 현상이 다른 한편에서 일어났다.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 당 호남경선에서 64.6%의 지지를 얻으며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호남이 문재인을 지지하는 것인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것인가를 헷갈리게 하고 있다. 더구나 안철수의 호남표와 문재인의 호남표는 질이 다르다. 문재인의 표는 ARS라 하여 자동응답 시스템의 전화투표를 포함하고 있지만 안철수 표는 지지자들이 투표소에 직접 걸어가서 찍은 표다. 국민의 당 후보선출에 10만 명이나 몰려들었으니 보통 열기가 아니다.
호남에서 왜 안철수 열풍이 일어났을까. 국민의 당 기반은 호남이다. 기왕이면 호남이 중심이 된 정권교체가 되었으면 하는 호남인의 열망이 안철수의 반문정서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니까 문재인 지지 호남표는 “마음에 안 들더라도 대통령 될 사람 밀어주자”는 대세바람을 탄 표이고 안철수 지지표는 “호남이 다음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어야 겠다”는 적극적인 표라는 것이다. 안철수 후보가 선거유세에서 호남의 반문정서를 지적하며 “싫어하는 사람 왜 찍습니까. 좋아하는 사람 찍읍시다”라고 언급한 것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
안철수 후보는 “문재인과 1대1로 붙으면 이길 자신이 있다”고 처음부터 외쳐왔다. 그의 선거 전략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문재인과 단둘이 한판승부를 겨루는 것이다. 양자대결하면 안철수가 승산이 있을까. 오늘 아침 재미있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쿠키뉴스 여론조사에서 문재인과 안철수가 양자대결하면 문 44%, 안 40.5%로 지지율 격차가 3.5% 포인트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전 양자대결 조사에서는 13% 포인트였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다. 안철수가 승산이 있다는 소리다. 문재인 인기는 자신이 스스로 구축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얻은 반사이익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 문재인에게 한상 잘 차려 갖다 바친 셈이다.
문제는 안철수 후보가 보수와의 연대를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에서 홍준표나 유승민이 나온다면 안철수가 문재인을 누를 수 있을까. 더구나 김종인까지 출마를 발표하는 모양이다. 안철수가 문재인과 제대로 승부하려면 1대1의 선거전이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려면 보수와의 연대가 필수적 요건이다. 그런데 안철수가 보수에 손을 내밀면 탄핵받은 세력과 손잡는다는 오해를 받아 이미지가 흐려지고 잘못하면 호남표를 다 잃게 된다.
이제 선거 관심은 문재인과 안희정이 아니라 문재인과 안철수로 변해가고 있다. ‘문재인 대세론’이 ‘안철수 열풍’을 어떻게 잠재우느냐가 문재인 후보의 숙제고 안철수 후보는 어떤 명목으로 중도보수와 연대하여 선거판을 1대1로 만드느냐가 숙제다. 문재인의 취약점은 문재인 공포증이 유권자들에게 널리 번져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문재인은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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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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