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 정당 후보 선출 뒤 사실상 3자 구도로 압축 가능성
▶ ‘비문 단일화’ 성사여부, 안철수·홍준표 지지율 경쟁 관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대한영양사협회 주최로 열린 ‘2017 전국영양사대회’에서 축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연합>
한국은 지금
5·9 ‘장미 대선’을 향한 본선 대진표가 거의 결정됐다. 주요 5개 정당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은 대선후보를 확정했고, 국민의당은 사실상 대선후보 발표 절차만 남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결선투표로 넘어가지 않으면 3일(이하 한국시간) 대선후보를 확정하게 된다.
각 당의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36일 앞으로 다가온 조기 대선의 대결 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선두로 독주해온 문재인 전 대표와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안철수 전 대표가 양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31일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경남지사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홍 지사는 책임당원 투표(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50%)를 합쳐서 54.15%를 득표해 19.3%를 얻어 2위를 기록한 김진태 의원을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바른정당은 지난달 28일 유승민 의원을 대선후보로 뽑았다. 유 의원은 국민정책평가단 투표(40%) 당원·대의원 투표(30%) 일반국민 여론조사(30%)를 합산한 결과 62.9%를 획득해 37.1%를 얻은 남경필 경기지사를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이에 앞서 정의당은 지난 2월 당원총투표로 심상정 대표를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선 완전국민경선 서울·인천 권역 합동 연설회를 마친 뒤 손을 흔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당도 4일 대전·충남·충북·세종 경선을 마지막으로 후보를 확정하는데, 순회 경선에서 6연승으로 질주한 안철수 전 대표의 후보 선출이 확실시된다. 2일 서울·인천에서 실시된 국민의당 여섯 번째 순회 경선에서 안 전 대표는 유효투표 3만5,421표 가운데 3만633표(86.48%)를 얻어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 6차례 경선의 누적 득표율에서도 안 전 대표는 71.95%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손학규 전 대표가 19.90%,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8.25%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3일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을 끝으로 후보를 선출한다. 앞서 호남, 충청, 영남권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3연승을 이어가며 누적 득표율 59.0%로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22.6%, 이재명 성남시장은 18.2%로 뒤를 쫓고 있지만 문 전 대표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변이 없는 한 문 전 대표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 티켓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3일 마지막 경선에서 문 전 대표의 누적 득표율을 50% 밑으로 떨어지면 8일 1, 2위 주자 간 결선투표가 이뤄진다.
이번 대선은 일단 후보로 확정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금주에 후보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 5자 구도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막판 판세를 뒤흔들 변수로는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후보들이 비문(非문재인)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킬 수 있느냐 여부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정체성이 다르거나 대통령 탄핵 문제 등에서 다른 길을 걸어온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세 당이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킬 가능성은 매우 적다. 명분이 약해 ‘집권을 위한 야합’이란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바른정당이 국민의당 또는 한국당과 각각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대선에서 1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승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후보로 한정한다면 실제 대결은 3자 구도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보수 후보 간의 3자 대결이 될 개연성이 있다. 보수 후보 경쟁에서는 한국당 홍준표 후보 또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중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홍 후보가 일단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5자 가상 대결에서 문재인 전 대표 40%, 안철수 전 대표 29%, 홍준표 후보 9%, 유승민 후보 5%, 심상정 후보 2%로 조사됐다. 같은 조사에서 다자 구도 지지율을 보면 안철수 전 대표는 전주보다 9%포인트 급등한 19%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안희정 충남지사(14%)를 누르고 2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문 전 대표는 지난주와 같은 31%로 1위를 유지했다. 안 전 대표의 지지율 급등은 당내 경선 흥행 ‘컨벤션 효과’와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대세론’에 밀린 안희정 지사 지지층 유입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3자 구도는 구체적으로 2강(强)1중(中) 또는 1강2중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어떤 구도로 흐를지는 후보 확정 이후 안철수 전 대표와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 경쟁이 결정하게 된다. 안 전 대표와 홍 후보가 접전을 벌인다면 1강(문재인) 2중(안철수, 홍준표)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 전 대표와 홍 후보 중 어느 한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운다면 2강 1중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이 같은 구도는 공식적 단일화보다는 유권자의 자연스런 표 쏠림에 따라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지지율이 고착화될 경우에는 ‘대세론’을 내세운 문 전 대표가 유리하지만 만일 문 전 대표와 ‘반문’ 기치를 내건 안 전 대표가 양강 대결을 펼칠 경우에는 치열한 접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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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덕 서울지사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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