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비엔비 이어 유나이티드 항공 행태 파문
▶ 전세계 분노 속 주가급락·불매운동까지 번져...SF 시의원, 경찰의 승객 강제퇴거 불가 요청도
‘만만한 게 아시안인가…’한인 등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겨냥한 어처구니없는 차별적 행동들이 최근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이에 대해 한인들을 비롯한 아시아계 커뮤니티와 차별을 반대하는 미국인들 사이에 공분이 폭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미국인 에이비엔비 호스트가 한인 여성 이용자에게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 막말 문자를 쏟아내며 예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사건(본보 8·12일자 보도)에 이어 유나이티드 항공이 항공사 측 요청을 거절하는 아시안 남성을 질질 끌어내리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본보 11·12일자 보도) 전 세계적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항공사 측이 ‘오버부킹’(초과예약)을 이유로 4명의 승객들을 무작위로 골라 내리게 하는 과정에서 끌려나간 남성을 포함해 총 3명이 아시아계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히 아시안 커뮤니티가 반발하고 있다.
동영상이 공개된 다음날인 11일 유나이티드 항공의 지주회사인 유나이티드 컨티넨털 홀딩스의 주가는 1.1%가 급락해 시가총액이 하루새 2억5,500만 달러가 증발했고, 중국을 비롯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승객에게 폭력적 행동을 한 유나이티드 측을 비난하며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들끓는 등 후폭풍이 거세게 일었다.
특히 당초 ‘오버부킹’을 이유로 승객들을 강제로 내리게 했던 유나이티드 측이 사실은 급히 이동해야 하는 승무원 4명을 태우기 위해 오버부킹 핑계를 댄 것으로 드러나고, 오스카 무노즈 최고경영자(CEO)가 사건 이후에도 회사 측의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공분은 커져 11일 백악관의 숀 스파이서 대변인까지 브리핑에서 “유나이티드 항공이 승객 끌어낸 것은 우려스럽다”고 언급하며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무노즈 CEO는 11일 “강제로 끌어내려진 승객에게 깊이 사과한다. 어떤 승객도 이렇게 잘못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며 “잘못을 바로잡아 이런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고 꼬리를 내렸다.
그러나 이같은 차별적 행태에 대한 분노는 이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유나이티드 항공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며 항공사 회원 카드를 가위로 자른 사진을 게시하고 휴대전화에 있는 유나이티드 항공 앱을 삭제하는 사진과 함께 보이콧 해시태그를 게시하기도 했다.
이같은 연쇄 아시안 차별 사태에 대해 아시안 커뮤니티 단체들이 공동 대처에 나설 태세다.
한미연합회의 방준영 사무국장은 “유나이티드 항공 아시안 강제 하차와 관련해 아시아계 단체들이 성명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아시안은 미국경제를 발전해나가는 주요 커뮤니티로 아시아계의 힘이 강하다는 사실을 알려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시안들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적인 상황은 자주 발생해왔는데 그동안 빈발하면서도 소셜미디어 등이 더욱 발전하면서 최근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럴수록 더욱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우리의 목소리를 내며 입장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나이티드항공의 최고경영자(CEO)가 사퇴압력이 거세지자 '시스템' 탓을 하고 나섰다.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홀딩스의 오스카 무노즈 CEO는 12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9일 밤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발생한 승객 끌어내리기 소동은 "승무원들이 상식을 동원해 판단하지 못하도록 한 시스템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일선에 있는 감독관이나 매니저가 상식에 맞게 행동하도록 하는 적절한 도구와 정책, 절차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무노즈는 이번 사안으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나는 유나이티드항공을 더 좋게 만들려고 고용됐으며, 지금 그렇게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유나이티드 사건을 계기로 제프 쉬히 SF시의원은 11일 샌프란시스코 경찰이 오버부킹으로 비행승객을 강제퇴거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제정할 것을 시 검찰청에 요청했다.
쉬히 시의원은 “SFO공항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경찰이 이같은 사태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면서 규제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이에 마이클 앤드레이첵 SF경찰국 대변인은 “공항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관련당사자들과 인터뷰하고 가능한 중재를 시도한다”면서 “승객 퇴거금지 규제에 대해서는 당장 논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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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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