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세계의 화제다. 39세의 최연소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화제고, 퍼스트레이디가 담임선생이었던 24세 연상의 여성이어서 화제고, 당선직후 내각의 절반 이상을 여성으로 임명해서 화제다. 게다가 그가 새로 만든 정당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총선에서 350석을 휩쓸어 양당 체제(공화당과 사회당)를 무너트려 또 화제다.

그가 거리에 나서면 삽시간에 수백명의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에마뉘엘!”을 외치며 환호한다. 그는 연예인 수퍼스타와 맞먹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부인 트로뉴는 한국이나 미국기준으로 말하면 ‘불륜녀’에 속한다. 마크롱의 고교 담임선생 출신인데다 24세 연상에 3자녀를 둔 상태에서 남편과 이혼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은 역대 프랑스 대통령들이 여성문제로 스캔들을 일으킨데 비해 마크롱은 순애보적인 연애를 했다하여 진실한 사랑을 할 줄 아는 ‘멋진 사나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꾸어 놓았다.

미테랑 대통령은 27세 연하 연인과의 사이에 딸까지 두었었고, 사르코지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와 이혼하고 미모의 늘씬한 모델 브루니와 엘리제궁에서 결혼했고, 올랑드 대통령은 잡지사 여기자와 동거하다 여배우와 바람이나 여기자가 엘리제궁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근엄하기로 유명해 ‘제2의 드골’로 불리었던 시라크 대통령도 수많은 염문을 뿌렸었다. 이런 나라에서 15세의 소년이 여선생과 수십년 간 연애해 결혼에 꼴인 했으니 불륜녀를 퍼스트레이디로 올려 놓은 것이다. 프랑스인 체질을 짐작케 한다.

프랑스 국민들은 왜 마크롱에 열광 하는가.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프랑스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마크롱이 행한 연설문 내용을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오바마를 벤치마킹해 “Yes, We Can!“을 외쳤으며 ”우리는 위대한 프랑스를 다시 찾을 수 있다“는 드골의 구호를 끊임없이 되풀이 했다. 즉 마크롱의 이미지는 드골+오바마다. 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코치를 한 참모가 바로 24세 연상의 트로뉴 부인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에서 마크롱과 문재인 대통령은 비슷하다. 그러나 두 사람이 가는 방향은 전혀 반대다. 첫째 문재인은 좌파다. 그러나 마크롱은 우파다. 문재인은 노조활동을 장려하고 있지만 마크롱은 노조개혁이 국정의 첫 타깃이다. 노조가 반정부 데모를 대대적으로 계획하고 있을 정도다. 그의 경제정책은 법인세를 낮추고 기업규제를 완화하며 시장경제에 맡긴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프랑스를 떠났던 대기업들이 하나둘 다시 돌아오고 있다. 또 문재인은 공무원을 늘이는데 전력하고 있지만 마크롱은 어떻게 하면 공무원을 감소해 ‘작은 정부’를 만드느냐를 숙제로 삼고 있다. 누가 봐도 문재인 대통령은 왼쪽 돌진이고 마크롱 대통령은 오른쪽 돌진이다.

둘째는 인사정책이다. 문재인은 자신이 기성정치인인데다 선거공신과 친노계를 등용하고 있지만 마크롱은 자신이 신인인데다 새로 창당한 정당도 완전 신인으로만 채워 한국계 입양아 조아킴 송 포르제까지 하원의원에 당선되는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더구나 오늘 아침에는 새로 임명한 여성 국방장관이 과거 보좌관의 근무지 이탈을 묵인한 경력이 확인되자 한달 만에 과감히 해고하는 용단을 보여 자신의 인사정책 선거공약에 억매이며 곤경에 빠진 문재인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공통점이 있다. 말잔치를 너무 크게 벌여 국민의 기대가 비정상으로 높다는 사실이다. 누가 국민의 꿈과 희망을 행동으로 증명해 보이느냐 - 이것이 ‘마크롱과 문재인의 숙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철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