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전후 이 가톨릭 이단아 취급받은 신부들에 “교회의 모범”
▶ 급진적 사회 사상으로 주류 교회에서 배척된 신부 2명 묘소 참배

<마촐라리 신부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는 교황><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2차 대전 직후 사회 정의와 평등을 부르짖으며 빈자들을 위해 헌신, 당대 주류 교회에서는 이단아 취급을 받던 신부 2명의 묘소를 참배하며 그들을 교회의 모범이라고 칭송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 오전 헬리콥터를 타고 이탈리아 북부 크레모나 인근의 마을 보촐로를 방문해 프리모 마촐라리(1890∼1959년) 신부의 묘소를 찾아 경의를 표했다.
마촐라리 신부는 2차 대전 당시 성직자로서 게릴라에 가담했던 인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 평생을 바쳤으나, 당대의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급진적으로 비춰진 그의 강론은 당시 가톨릭 주류 교단의 노여움을 샀다.
이 때문에 그는 교구 밖에서의 설교를 금지당하고, 일부 저서가 금서가 되는 등 살아 생전에 교단에서 배척당했다.
2013년 즉위 이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교황은 “마촐라리 신부는 이 세상의 운명은 주변부에서 결정된다고 믿고 있었다”며 “오늘 여정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과 하느님의 백성들을 위한 헌신에 있어 뚜렷한 흔적을 남긴 두 교구 신부들의 발자취를 찾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곳에서 교황을 영접한 안토니오 나폴리오니 크레모나 주교에 따르면 마촐라리 신부에 대한 시복 절차가 오는 9월 개시될 예정이다.
교황은 이후 피렌체 인근에 있는 바르비아나 마을로 이동해 로렌초 밀라니(1923∼1967년) 신부의 묘소를 참배하며 그의 정신을 기렸다.
모든 사람들의 평등을 설파하며 노동 계급을 위한 학교를 설립해 혁신적인 교수법으로 가르친 밀라니 신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와 노동자들의 파업권을 옹호하는 등 튀는 행보로 역시 당대 교단에서 반역자 취급을 받았다.
교황은 그러나 이날 밀라니 신부야말로 모범적인 신의 종이라고 칭송하며 “이 훌륭한 신부가 내게도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라니 신부의 묘소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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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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