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원로목사올리브 연합감리교회
이민자들의 영적 지도자로, 사회사업가로, 음악치유사로...
은퇴 후 '음악치유사'로 더 분주한 삶을 살고 있는 김창환(83) 원로 목사는 한인사회에서보다 하와이 로컬사회에서 '음악치유사'로 더 유명하다. 지난해 하와이에 거주하는 연세대학교 동문들이 주축이 되어 하모니카 연주단 창단 소식을 전하게 된 것도, 30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무궁화합창단의 오늘이 있기까지 인연도 그 맥을 짚어보면 김 원로목사가 자리해 있다.
하와이 주민들에게 '데이빗 김' 목사로 더 잘 알려진 김 목사는 1934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1960년대 연세대학교에서 신학공부의 일환으로 교회음악에 관심을 갖고 영국에 유학해 본격 공부를 했다. 학창시절 미평화봉사단원으로 하와이를 비롯한 해외자원봉사 활동을 한 인연으로 김 목사는 1970년 오아후 카후쿠 사탕수수 농장 지역 감리교회목사로 첫 부임했다. 카후쿠 교회는 사탕수수농장 한인 이민자들이 세운 교회였지만 김 목사가 부임했을 당시에는 한인 신도는 다 떠나고 사모아, 통가, 하와이 원주민들이 한국인 목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목회자로 첫 부임해 영어로 목회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체험했다는 김 목사는 그러나 하와이 문화교육을 시작하며 서로의 다름에 대한 차별 없이 하와이 문화를 배우며 하와이 문화를 접목한 예배의식을 행한 것이 다민족사회 하와이에서 목회자로서 나름 성공요인이 된 것이라고 기억한다. 김 목사는 오아후와 빅 아일랜드 힐로에서 목회자로 활동하며 한인은 물론 사모안, 일본, 필리핀 등 다민족 이민자들과 함께 영적 지도자로서 뿐만 아니라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샹시키기 위한 사회사업가로서의 역할도 마다 않은 목회자로 기억되고 있다.
김 목사는 "1970년, 80년대 초반 와이아와 지역의 한인교회는 참 재미 있었어요. 사탕수수농장 이민자들의 사진신부로 하와이에 건너와 정착한 할머니들과 미군을 따라 결혼해 건너 온 이민 1세 부인들과 그 가족들이 고향의 향수를 달래는 곳으로 교회가 커뮤니티 문화교육센터의 역할도 감당해야 했으니 오직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겠어요..."김 목사가 하와이에 부임한 1970년 이후부터 스코필드 부대가 위치한 와이아와 지역에는 미군들과 결혼한 한인 여성들이 증가하고 이들이 초청한 가족이민자들이 급격하게 늘며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예상치 못한 사회문제가 발생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목사는 늘 동분서주 해야 했다고 한다. 올리브 연합감리교회, 카네오헤 파커 연합감리교회 등에서 30여년 최소 한 지붕 3개 민족 교회의 목회자로 사역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그 다름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며 비판하고 판단하기 보다는 최대한 포용하는 말과 마음을 갖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무엇보다 김 목사는 와이아와 스코필드 부대 한국 부인들의 통역 및 상담자로 활동하며 국제결혼 한 수많은 군인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의 이런 노력은 12년간 부임했던 올리브 연합감리교회에 부설기관으로 한인가정상담소를 운영하며 미군부대 한국인 부인들은 물론 당시 하와이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봉사기관으로 역할을 감당하게 했다. 또한 김 목사는 1978년 강영기 단장의 영성합창단 하와이 공연 방문길에 운송 도움을 시작으로 한국의 YMCA, YWCA, 이화여대 등과 연계해 스코필드 부대 도서관에 한국인 부인들을 위한 최초의 '한국어 도서코너'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 목사는 '야 이놈아 그것도 목회라고 하니?' 라는 제목의 책자에 자신의 목회활동을 진솔하게 전하고 있다. 목회자로서 그의 발자취에는 미주 한인이민종가 하와이 114년의 역사를 이어 오고 있는 한인들의 삶의 명암이 그대로 녹아 있다.
1999년 은퇴한 김 목사는 하와이 지역사회 어르신들을 위한 '음악치료사'로서 변신하고 현역 못지 않은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사진)자신이 직접 키보드를 연주하며 데이케어 센터 어르신들과 추억의 노래들을 함께 부르는 과정에서 어르신들이 음악을 통해 즐거웠던 순간을 기억해 내며 정서적으로 큰 위안을 받는다는 것인데 김 목사의 이런 활동에 지인들과 지역사회가 십시일반 힘을 보태고 있어 김 목사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음악치료사'로서의 사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한다. 다민족사회 하와이에 언제부터인가 한류열기가 뜨겁게 달아 오르며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비해 한인사회 역량은 예전 같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김 목사는 특히 은퇴 목회자로서 신앙인의 역할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진짜 신앙은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하느냐에 그 다름이 나타난다"며 "미국인들의 경우 신도수는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환원은 여전히 큰 울림을 주는데 비해 한인 신도들은 신앙을 교회에서만 찾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인 기독인들의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와 환원을 고민해 볼 것을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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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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