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가운 이메일을 받았다. 작년 항조우에 있는 저장대학에서 여름강의를 했는데 그때 중국 학생이 필자가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 이메일로 미국 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추천서를 의뢰해서 써 준 기억이 있다. 그 학생이 미국 명문 경영대학원에 합격했다고 감사의 이메일을 보내며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
필자의 강의를 들을 때의 미국의 금융시장에 비해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의 미국 주식 시장은 많은 상승을 가져왔는데 학생이 얼마전 읽은 뉴욕의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의 칼럼에서는 트럼프가 미국 경제를 침몰시킨다고 하니 어떻게 된 것이냐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의 경제 통계들을 살펴보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미국 일자리 늘리기는 실업률 4.3%에서 보듯이 상당한 성공을 이루고 있어 보인다. 그런데 낮은 실업률은 임금의 상승을 가져와 80, 90년대 보았듯이 인플레이션의 상승으로 몇 년 후 불황을 초래하였고, 2000년대에는 주식가격의 거품을 일으켰다 꺼짐으로써 불황을 초래했고 최근 2007년에는 부동산 가격의 거품으로 인한 불황 직전에 낮은 실업률을 경험하였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지금의 낮은 실업률이 또 다른 불황의 전주곡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허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번의 낮은 실업률이 전과 다른 점은 과거의 낮은 실업률 당시와 다르게 지금은 미국 GDP가 최고 생산 가능치에 아직 근접하지 않고 여유가 있기에 전과 같은 인플레이션이나 자산 거품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낮은 실업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최근에 필자가 관심을 갖고 보는 점은 인구 구성의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효과이다. 최근 뉴욕의 인구 구성을 보면 히스패닉계의 증가인데 뉴욕 5대 보로 중 브롱스나 스테튼 아일랜드는 물론이고 퀸즈나 맨하탄도 히스패닉계가 다른 민족에 비해서 가장 빨리 증가하고 있다. 유독 브루클린에서는 히스패닉계의 인구증가율 1.7%에 그쳤다. 다른 인종의 인구 증가율은 5.5%로 3배 이상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도 호기심이 나서 브루클린의 윌리엄스 버그/그린포인트 지역을 가봤더니 역시나 많은 변화와 함께 부동산 가격도 가장 빨리 오르는 지역이 돼 있었다. 뉴욕의 유명한 빈민가 할렘에서도 2000년대에는 주민 중 흑인 인구가 80%였으나 지금은 50%로 내려오고 거의 없던 백인 인구가 20% 가까이로 증가하면서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사회 문제로 부각되는 65세 이상 인구의 증가는 뉴욕에서도 노년층은 매년 16%씩 증가하는 데 반해 18세 이하 청소년 숫자는 4%씩 줄고 청장년층 인구는 별 변동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앞으로는 뉴욕에서도 노년층을 위한 실버산업이 여러 분야에서 붐을 이룰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나타나는데 2000년대만 해도 35세-54세의 연령층은 매년 100명당 9대의 자동차를 구매하여 55세 이상의 구매력의 두 배를 이루었으나 지금은 두 연령층에서의 자동차 구매력이 거의 비슷하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 구매 패턴의 변화도 가져와 전체 자동차 구매의 10%대였던 자동차 리스 계약률이 지금은 30%대로 오른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여기에 미국 경제를 걱정하는 또 다른 요소로 GDP대비 기업의 부채가 45%에 이르러 지난 몇 번의 불황기 때의 수준으로 올라와 은행들의 사업용 대출 증가율이 몇 년전 14%에서 3% 수준으로 내려 온 점이다. 또한 미국 연방 준비은행 보고서에 나타나는 긍정적인 코멘트가 전에 비해 반으로 줄어 우려를 표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렇듯 걱정스러운 점이 있지만 변화를 먼저 감지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도 많은 것이다.
현재의 세계적 트렌드는 1990년대와 2000년대를 풍미하던 국제교역에 의존하던 시대에서 좀 더 국내 시장에 의존하는 경향이다. 아마존의 인터넷 혁명으로 소매점, 슈퍼마켓 백화점들이 고전하고 자동차 산업도 하향길을 걷지만 미국의 국내 서비스 산업인 호텔, 식당, 여행 산업은 많은 호황을 누려 이들의 주식 가격이 금년도에만 50% 가까운 상승을 가져와 다른 업종보다 훨씬 많은 증가를 가져왔다. 이렇듯 걱정과 기회가 같이 존재하듯 변화를 빨리 보면 항상 기회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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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래/커네티컷 브릿지포트대학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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