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도 이제 두 달 밖에 안 남았다. 금년이 닭의 해인데 닭이 제비처럼 빨리 나르는가 싶다. 이렇게 빨리 날아가는 2016년과 2017년은 실로 다사다난한 세월이었다.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일들로 나라 안팎이 어지러웠다. 한국에서는 국정이 농단되고 대통령이 탄핵되어 감옥에 갇히기까지 하였다.
성경에 보면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심금에 새겨지는 경구가 있다. “너희 인생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사라지는 안개니라. 인생은 풀과 같고, 그 영화는 풀의 꽃과 같으며, 풀은 마르고 그 꽃은 시들어 땅에 떨어지느니라.”
잠깐 보이다가 사라지는 빠른 세월 가운데의 인생은 이와 같이 흥망성쇠가 부질없다는 것이다.
세월은 우주의 창조과정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하나의 자산인데 이는 인간이 물질처럼 소유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빨리 지나가는 세월은 붙잡을 수도 없고 속도의 완만을 조절할 수도 없으며, 저장할 수도 없고 분할하여 양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 세월이라는 자산은 내가 삶으로 누려야 하는 것이다.
시간, 세월을 헬라 사상으로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로 말한다. 어느 시계에는 그 문자판의 안쪽 아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Chrono meter 라고 쓰여 있다. 그것은 세상의 그저 그런 사건들이 지나가는 순간순간을 가늠하는 시계인 것이다. 이러한 시간을 ‘크로노스’라고 부른다.
그와는 반대로 고매하고 고상한 가치, 즉 의, 진리, 선, 아름다움 이러한 삶의 순간순간의 연속을 ‘카이로스’라고 하며, 이는 크로노스의 사건들처럼 금방 사라지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간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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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경 / 은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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