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이 시대 최고의 배우 손숙·신구씨
▶ “나를 보여줄 수 있고 맛을 낼 수 있는 역할이죠”

30일 윌셔이벨극장에서 2회 공연되는 연극 ‘장수상회’의 손숙씨와 신구씨가 지난 28일 본보를 찾아 뜨거운 감동과 가슴 뭉클한 가족애를 보여주는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고 있다. <최수희 기자>
‘꽃할배’ 신구(81)씨와 자칭 ‘위안부’ 전문배우 손숙(73)씨가 연극 ‘장수상회’를 들고 LA에 왔다.
오는 30일 윌셔이벨극장에서 오후 2시와 7시 2회 공연되는 연극 ‘장수상회’는 틈만 나면 버럭하는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신구 분)이 소녀 같은 꽃집 여인 임금님(손숙분)을 만나게 되면서 마음의 문을 여는 순정, 가슴 먹먹한 가족애를 따스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연극 ‘장수상회’는 손숙(73)씨에게 3번째 LA공연이고 신구(81)씨는 처음으로 LA한인관객들과 만나는 무대다. ‘장수상회’에서 커플로 출연하는 이들은 연극에서만 부부 역할 세 번째 재회이다.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에 이어 ‘3월의 눈’에서 호흡을 맞췄다.
LA공연 처음인 신구, 다시 찾아온 손숙
신구씨는 성칠이라는 극중 이름보다 장수 아버지로 출연한다는 소개로 작품이 갖는 의미가 가족임을 강조했다. 신구씨는 “LA는 친구들하고 놀러온 적이 있고 공연은 처음이다. 도착하고 보니 겨울인지 알았는데 더워서 한 꺼풀 벗었다”는 말로 인사를 전했다.
손숙씨는 “장수상회는 3번째 LA공연인데 제일 좋다. 영감님을, 그것도 신구 선생님을 모시고 오니 정말 연극할 맛이 난다”며 “신구 선생이 한다고 하면 작품 안보고 스케줄만 되면 한다. ‘장수상회’도 중간에 섭외를 받았다. 믿고 같이 할 수 있는 배우가 흔하지 않다”며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연극으로 데뷔한 배우들이지만 걸어온 길은 조금 다르다. 손숙씨는 연극 배우이자 라디오 진행자로, 신구씨는 TV드라마와 연극을 넘나들며 최근 들어 ‘꽃할배’와 ‘윤식당’ 등으로 ‘예능’까지 접수했다. ‘윤식당 2편’ 출연을 마다하고 연극을 선택한 신구씨는 “호구지책으로 텔레비전을 하며 외도를 많이 했지만 연극은 1년에 한번, 가능하면 2번까지 한다. 연극, 드라마, 영화 모두 경우마다 다른데 그래도 제일 편하고 일하기 좋은 게 연극”이라고 말했다.
연극 출연료가 다르면 협상을 해서라도 연극을 선택하게 된다는 신구 선생을 두고 손숙씨는 “연극에 대한 사랑, 존경심,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대한민국 최고이시다. 생계를 위한 외도 운운하지만 일단 연극 무대에 오르면 생계를 내팽개치고 오른다. 연극에 대한 태도가 워낙 철저하시다”고 밝혔다.
연극으로 데뷔, 더 자주 무대 서고 싶어
연극 ‘장수상회’는 강제규 감독의 동명영화를 연극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손숙씨는 “원작인 할리웃 영화 ‘러블리 스틸’을 봤는데 남자 주인공한테 로맨스 필이 안오더라. 우리 연극에서는 신구 선생이 매력 있는 노인네라 훨씬 더 케미가 좋을 것”이라며 “반전도 있고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잘 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 모두 연극 무대에 자주 서고 싶다는 뜻에 동감을 표했다. 신구씨는 “특별히 ‘장수상회’를 마음 먹고 있다가 선택한 건 아니다. 작품을 고를 때 내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다. 다른 사람이 해석하는 것과 다를 수 있는데 전체를 본다. 출연 분량 이런 거는 상관하지 않는다. 맡고자 하는 역이 보여줄 수 있고 맛을 낼 수 있다면 출연 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손숙씨는 “나는 다 해요. 주인공이냐 아니냐, 배역이 어떤가 이런 건 지나갔죠. 단역도, 대사가 없어도 연습장 분위기, 같이 하는 배우가 마음에 맞으면 다 해요. 무대에 서는 것이 재미있어요”는 말로 밀고 당기는 케미를 보였다.
연극 무대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스페인 바르셀로나 밑 지중해 휴양섬에서 윤식당 아르바이트생으로 널널한 시간을 보냈을 텐데 라며 살짝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 신구씨는 꽃할배 출연에 대해 묻자 “그 프로그램이 예능인지도 모르고 늙은이 넷을 모아 한다가에 따라갔는데 그렇게 반응이 나올 지 몰랐다”며 “노년이 되니 그래도 제일 편한 연극에 시간을 더 투자하게 된다”고 말했다.
평생을 전성기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두 배우 신구와 손숙씨의 연극 ‘장수상회’는 에이콤 제작지원으로 윌셔이벨극장에 오른다. 티켓 40~100달러. 문의 (213)487-0100
<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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