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전자’ 필라델피아와 4일 대망의 수퍼보울 LII로 충돌
▶ 객관적 전력에서 우세 전망… 이글스의 저력 무시 못해
필라델피아는 구단 역사상 첫 수퍼보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AP]
뉴잉글랜드 쿼터백 탐 브레이디가 1일 훈련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AP]
역대 최고의 다이너스티는 계속될 것인가.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와 ‘도전자’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격돌하는 수퍼보울 LII(52)가 오는 4일 오후 3시30분(LA시간) 미네아폴리스 US뱅크 스테디엄에서 펼쳐진다. 뉴잉글랜드는 AFC 결승에서 잭슨빌 재규어스에 24-20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4년 만에 3번째이자 2000년대에만 8번째 수퍼보울 진출권을 따냈고 필라델피아는 미네소타 바이킹스를 38-7로 완파하고 구단 역사상 3번째 수퍼보울 무대에 나선다.
이번 수퍼보울 매치업을 살펴보면 지난해와 2015년 수퍼보울 우승팀인 뉴잉글랜드는 4년 만에 3번째 타이틀이자, 통산 6번째 정상등극에 도전하고 있는 방어자 입장인 반면 필라델피아는 구단 역사상 첫 수퍼보울 타이틀을 꿈꾸는 도전자 입장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뉴잉글랜드가 다소 우위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은 뉴잉글랜드의 5점차 우세를 전망하고 있다.
이번 수퍼보울에서는 명장 빌 벨리첵 감독과 수퍼스타 쿼터백 탐 브레이디를 앞세워 2000년대 들어서만 8번째 수퍼보울 무대에서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뉴잉글랜드의 다이너스티가 계속될 것인지가 관심사다. 벨리첵과 브레이디는 지난 2002년 처음으로 수퍼보울에 진출, 세인트루이스 램스를 꺾고 구단 사상 첫 수퍼보울 우승을 차지한 뒤 2004년과 2005년 수퍼보울에서도 우승하며 다이너스티의 개막을 알렸고 2008년과 2012년 준우승을 차지한 뒤 2015년과 지난해 다시 롬바디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NFL 역사상 최고의 다이너스티를 일궈가고 있다. 올해에도 우승한다면 17년간 8번의 수퍼보울에 나서 6차례 우승을 하는 셈이 된다.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한 고지를 향해 진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 미국인들은 이런 뉴잉글랜드의 독주에 싫증이 난지 오래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이번 수퍼보울에서 ‘언더독’인 필라델피아가 뉴잉글랜드를 꺾어주기를 희망하는 팬들이 뉴잉글랜드를 응원하는 팬보다 2대1 비율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아직까지 뉴잉글랜드 왕조는 쉽게 저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라스베가스 도박사들에 따르면 올해도 뉴잉글랜드의 진군은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래도 승부를 섣불리 예단할 순 없다. 필라델피아는 시즌 내내 리그 최고의 성적을 유지해온 팀으로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필라델피아는 이번 시즌 2년생 쿼터백 카슨 웬츠를 앞세워 승승장구하다 지난 12월초 웬츠가 무릎부상으로 시즌을 접으면서 전력에 치명타를 입은 듯 했다. 웬츠의 부상 이후 오펜스의 평균득점은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이로 인해 필라델피아는 NFC 탑시드로 홈 필드 어드밴티지가 있음에도 불구, 플레이오프 디비전 라운드와 컨퍼런스 챔피언십게임에서 모두 애틀랜타 팰콘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에 ‘안방 언더독’ 취급을 받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필라델피아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저력의 팀이었다. 철통같은 디펜스가 상대 오펜스를 차단하며 캡틴을 잃은 오펜스의 어려움을 커버해줬고 갑자기 주전으로 나선 전 백업 쿼터백 닉 폴즈는 갈수록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끝에 NFC 챔피언십게임에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로 미네소타를 대파하고 팀이 수퍼보울에 오르는데 결정적 활약을 했다. 필라델피아 디펜스는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각 10점과 7점 등 합계 17점만을 내주며 상대를 압도했고 미네소타 전에선 오펜스마저 살아났다. 만약 필라델피아 디펜스가 현재의 탄탄한 모습을 이어가고 오펜스가 미네소타전에서 보여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이번 수퍼보울에서도 뉴잉글랜드와 예측 불허의 접전을 펼치는 것은 물론 이변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한편 잭슨빌과의 AFC 결승에서 상대수비수와 헬멧끼리 부딪쳐 뇌진탕 증세를 보였던 뉴잉글랜드의 괴물 타이트엔드 랍 그롱카우스키는 1일 의사로부터 뇌진탕 보호조치에서 해제됐다는 허락을 받았다고 밝혀 수퍼보울 경기에 정상 출전이 예상되고 있다. NFL 최고의 타이트엔드로 평가되고 있는 그롱카우스키가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선다면 뉴잉글랜드 오펜스의 파괴력은 한층 더 강화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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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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