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듀오 피아노 리사이틀 김형순 변호사·조혜원 교수

피아니스트 변호사 남편 김형순씨와 옥시덴탈 칼리지 피아노과 교수 아내 조혜원씨.
“몇 년전부터 벼르고 벼른 끝에 겨우 시간을 맞춰 열게 된 부부 콘서트였어요”
‘피아니스트 변호사’인 남편과 피아노 꿈나무를 양성하는 대학교수 아내가 처음 가진 듀오 피아노 리사이틀이 화제다. 주인공은 김형순 변호사와 조혜원 교수 부부로 지난 4일 라 미라다에 위치한 바이올라 대학 랜싱 리사이틀 홀에서 쏟아지는 박수를 받으며 성황리에 끝났다. 연주회 날이 수퍼볼 선데이라 은근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우려도 있었는데 수퍼볼 장벽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지난해가 결혼 10주년이어서 콘서트를 하자고 했는데 서로 바쁘다 보니 계속 미루었어요. 근데 일요일인데 콘서트홀 연주일정이 없는 거에요. 밸런타인스데이도 다가오니 개인적으로 좋을 것 같아서 덜컥 예약을 했죠. 근데 수퍼볼 선데이더라고요”
부인 조혜원씨는 옥시덴탈 칼리지 피아노과 교수이고 남편 김형순씨는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다. 혹시 남편이 부인에게 슬쩍 묻어가는 부부 음악회 아닌가 싶겠지만 소개된 약력을 들여다보면 기대감이 절로 생긴다.
김형순 변호사는 4세에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고 법학 공부를 하기 전 오벌린 인터내셔널 콩쿠르, LA 인터내셔널 리스트 콩쿠르, 마이애미 ARTS 콩쿠르 등에 입상한 유망주였다. 롱비치 체임버 오케스트라, 리오 혼도 심포니 등 다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피아노 연주자로 ‘피아니스트 변호사’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는 유명인사다.
동갑내기인 이들 부부는 10대 초반이었던 지난 1993년 한국일보 음악경연대회에 출전한 인연이 있다. 당시 조혜원씨가 대상을 차지했고 김형순씨는 1등을 차지했다.
조혜원씨는 줄리어드 음대와 대학원, UCLA 박사과정을 거치며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은 반면, 김형순씨는 14세의 나이에 대학에 입학해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후 18세에 콜롬비아대 로스쿨에 진학해 로펌 변호사가 되었다.
법학을 전공하면서도 피아노 레슨을 받는 등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지 않았던 김형순씨는 오래 전부터 아내와 함께 하는 ‘부부 콘서트’를 꿈꿔왔다. 사전 작업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함께 연주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에 봉사를 했다.
“연주곡은 쇼팽 발라드 3번, 브라암스 헝가리 무곡 5번 등 우리 둘에게 의미 있는 곡 위주로 골랐어요. 특히 남편이 좋아하는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은 피아노 듀엣으로 남편이 직접 편곡도 했죠. 아마도 남편이 이번 리사이틀에 갖는 기대와 기쁨이 더 유별났나 봐요”
피아노가 직업이 된 아내와는 달리 남가주 한인변호사협회, KABA 회장을 지내는 등 변호사로서의 삶을 성실하게 가고 있는 김형순씨는 가끔 농담처럼 “한 집에 음악 전공자가 둘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하지만 피아노 사랑과 열정만은 언제나 현역 피아니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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