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료 법정 통역관(스페인어)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누구의 말을 인용한 것인지는 몰라도, 만인이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
1. 네가 매사에 남을 탓한다면 넌 아직 철부지다.(If you blame others for anything, you are immature.) 2. 매사에 너 자신을 탓한다면, 넌 도(道), 길을 닦고 있다.(If you blame yourself for everything, you are learning.) 3. 무슨 일에도 네가 아무도 탓하지 않는다면, 넌 도통(道通)한 경지에 도달한 거다.(No matter what happens, if you blame nobody, you are enlightened.)
앞에 열거한 첫 단계는‘ 이러면 이래서, 저러면 저래서’ 탈만 잡는 지경이고, 둘째는 ‘달인은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는 경지라면, 셋째는 ‘세상 모든 게 다 쓸모 있음’을 깨달은 입신지경(入神之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인생 80여년을 살고 보니 얻게 된 결론이 하나 있다. 작은 그림은 내가 그릴 수 있지만 큰 그림은 그려진다는 거다. 우연 같은 요행, 결코 알 수없는 신(神) 또는 하늘의 섭리, 아니면 운명이나 숙명 혹은 속된 말로 팔자소관이라고 밖에 할 수 없으리라.
어차피 우린 모두 하나같이‘ 우물 안 개구리’ 같다면, 마치 어린애들 소꿉놀이하듯 재미있게 재미있게 놀아보리. 어리석게 남과 비교하는‘ 도토리 키 재기’ 놀음 졸업하고 말이어라. 이럴 때에라야 비로소‘ 이래도 복, 저래도 복’ 만사형통하게 되는 것이리. 인류역사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예술’이나 ‘종교’ 또는 ‘이념’과 ‘사상’을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바친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이런 것들을 다 ‘허깨비’라고 본다. 실물을 제쳐두고‘그림자’를 좇는 일이라고 말이다.
다시 말해 자연과 삶과 사랑 이상의 예술도, 철학도, 종교도 있을 수 없다는 거다. 우주자연 만물을 사랑하는 삶, 아니 이런 삶을 사는 한 숨 한숨 자체가 살아있는 그림이고 글, 곧 그리움이 준 말, 사랑하는 가슴 ‘사슴’이 되는 게 아닐까. 지난 연말 샤이니 종현 현역 아이돌 수퍼스타의 사망소식 비보를 접하고, 너무도 안타깝고 애처롭게 유감스
러운 것은 종현이 ‘예술가’로서 창조적인 삶을 살아주었더라면 그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점이다.‘ 스포츠’ 하듯 남이 만들어 놓은 게임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예술’ 하듯 제 삶의 룰들(rules)을 제 맘대로 만들어가면서 말이다.
이런 뜻에서라면‘ 예술은 구원’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래서 ‘예술이 스포츠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삶 자체가 최고의 예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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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상/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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