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꺾고 6승1패로 4강 플레이오프 선착
여·중고생 시절 컬링을 처음 접했던 경북 의성의 소녀들. 성인이 된 그들이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썼다.
김은정 스킵과 리드 김영미, 세컨드 김선영, 서드 김경애, 후보 김초희로 이뤄진 여자컬링 대표팀은 20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7차전에서 미국을 9대6으로 제압했다. 예선 전적 6승1패가 된 대표팀은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0개 출전국 가운데 가장 먼저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무대에 올라 8위(3승6패)를 기록했던 한국 컬링은 두 번째 도전 만에 사상 최초로 4강에 오른 것을 넘어 첫 올림픽 메달까지 바라보고 있다. 이번 대표팀은 소치 대회를 앞두고 경기도청에 패해 4년간 절치부심한 경북체육회 소속이다. 김민정 감독까지 모두 김씨여서 ‘팀 킴’으로 불리는 대표팀은 김초희를 제외하고는 모두 의성 출신이라 특산물인 마늘을 빗댄 ‘마늘소녀’ ‘갈릭(Garlic·마늘) 파워’ 등의 수식어도 얻었다.
대표팀의 수확은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얻은 성과라 더욱 빛을 발한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강릉컬링센터의 보강 작업 일정 탓에 이곳에서 거의 훈련해보지 못해 홈 이점을 크게 누리지 못했다. 신설 진천선수촌 컬링장은 빙질이 적합하지 않아 태릉과 이천·의성 컬링센터를 전전해야 했다. 앞서 내부 문제를 겪은 연맹은 지난해 9월 관리 단체로 지정돼 연맹의 지원도 원활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 기간 자주 눈물을 보이면서도 “우리는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세계 8위 여자 컬링 대표팀은 세계 7위 미국을 맞아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1엔드에 2점을 내주는 등 출발은 좋지 않았다. 2대3으로 끌려가던 5엔드가 압권이었다. 한국 스톤 3개가 하우스 중앙의 미국 스톤 1개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서 김은정의 마지막 투구에서 미국 스톤을 빼내면서 하우스 중앙에는 한국 스톤만 4개가 남았다. 그리고 미국이 마지막 샷에 실패하면서 대거 4점을 따내 단숨에 6대3으로 앞섰다.
6엔드와 7엔드에서 1점씩을 주고받은 한국은 8엔드에 7대6까지 쫓기기도 했으나 9엔드에서 2점을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대표팀은 21일 러시아, 덴마크와 각각 예선 8차전, 최종전을 치른다.
한편 남자 컬링 대표팀은 강호 스위스를 8대7로 꺾어 3승(5패)째를 수확했지만 4강 탈락이 확정됐다. 21일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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