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훌륭한 시는 미학, 철학의 결합”
▶ “시를 쓰게 된 것은 나의 운명”... 시작업은 고통이지만 끝나면 희열
한국 시단의 원로인 오세영 교수(76.사진)가 버클리대학의 ‘한국 시의 밤’행사에 초청을 받아 샌프란시스코에 왔다.
오세영 시인은 시인으로서 작품 활동과 아울러 서울대학교 국어 국문학과 교수로서 지난 2007년 은퇴 할때까지 학자로서 후학 교육에도 힘써왔다.
전남 영광 출생의 오세영 시인은 지난 65-68년 박목월에 의해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나와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다.
특히 그의 시집 ‘밤하늘의 바둑판’ 영어 번역본은 미국의 비평지 Chicago Review of Books에 의해 2016년도 전 미국 최고시집(Best Poetry Books)에 선정되었다.
반세기 동안 국문학자로 강단과 문단을 오가며 살아 온 오세영 시인은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예술원 회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등단이래 지금까지 ‘사랑의 저쪽’ ‘바람의 그림자’등 시집 25권과 ‘시론’ ‘한국 현대시 분석적 읽기’등 학술서적 23권을 출간했다. 최근에 낸것은 시조집 ‘춘설’이다.
오세영 원로 시인을 지난 2월 21일 버클리대학 캠퍼스에서 만나 인터뷰를 통해 한국시의 당면과제와 시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시를 쓰게된 배경은 ?
▲시를 쓰게된 것은 나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유복자로 태어나 외할머니 손에 성장하면서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하여 책상에 앉아 글 쓰기를 좋아 했다. 그러다가 전주 신흥고등학교 1학년때 시를 써 백일장 장원에 뽑혀 시를 쓴다는 의식을 갖게 됐다. 외가는 호남 성리학의 태두인 하서 김인후의 후손으로 선비집안 가풍의 영향도 받은 것 같다.
-한국시의 당면 문제는 ?
▲우리시가 당면한 오늘의 문제점으로는 우선 철학성이 결여 되어 있다. 대체로 미학적 차원을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훌륭한 시란 언어 자체가 만들어 내는 미학과 사상이 만들어 내는 철학이 결합되는 데서 이루어 진다. 둘째로는 시가 사실보고의 차원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 시 가운데는 일상적 삶이나 과시 수단으로 지식을 나열 하거나 현실을 단지 보고 또는 비판하는 것에만 본분을 두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와같은 현상이 부정적 측면으로만 작용했던 것만은 아닌점도 있으나 문학의 차원에 한정해 볼때는 극복되어야 할 대상이다.
-시가 사상적 차원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은 ?
▲바람직한 민족문학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른 하나는 비록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전통에 기초하여 그 발전이 모색되어야 한다.
-반세기 동안 시인의 삶을 되돌아 보면 ?
▲시상을 떠올리기 위한 고통스러운 작업 끝에 영감이 떠 오른 순간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낀다. 시는 ‘신이 없는 종교’라는 신념으로 시쓰는 일에 열정을 다해왔다.
시는 현실에 구속 받지 않고 고유한 영역을 보호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서정시를 지켜왔다. 문학을 사회변혁의 도구로 여긴것은 그 시대의 착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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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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