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군사분계선 먼저 나와 북 일행 따듯한 환대
▶ 김정은, 삼엄한 경호 속 등장…파격·배려로 ‘얼음장 깨기’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맨오른쪽) 여사가 27일 판문점내 평화의집 3층 연회장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여사와 건배하고 있다. <고 영권 기자>
‘소떼 길’에 소나무 심고‘ 도보다리’ 벤치회담으로 친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7일(이하 한국시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은 2박 3일 일정이었던 1•2차 회담과 달리 당일치기로 치러져 종일 숨 가쁘게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첫 악수(오전 9시 29분)에서부터 부부동반 환송행사 합동 감상에 이은 최종 작별 인사(오후 9시 28분) 때까지 총 11시간 59분간의 회담 전체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 김정은 제안으로 '깜짝 월경
문 대통령은 군사분계선 앞에 먼저 나와 서 있다가 김정은 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묻자 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 손을 이끌어 함께 북쪽 땅을 밟은 순간은 이날의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기록됐다. 이후 두 정상은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 판문점 광장에서 국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우리 군악대는 민족의 노래인 '아리랑' 등을 연주하며 국빈급 예를 갖췄다.
■문 대통령 "만남 이어졌으면 좋겠다"…김 위원장 "자주 만나자"=회담 전 사전 환담에서는 두 정상의 흉금을 털어놓는 대화가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자 김 위원장이 "이제 자주 만나자. 우리도 잘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오전 10시 15분부터 11시 55분까지 100분 동안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서 진행된 확대 정상회담을 통해 큰 틀의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오전 회담을 마치고 벤츠 리무진 전용차량에 탑승, 북측 경호원들의 호위 속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 지역으로 돌아갔다.
■'도보다리' 산책도중 30분간 벤치대화'
오찬을 끝내고 차를 타고 다시 남쪽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함께 '소떼 길'에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를 공동식수했다. 나무를 심은 소떼 길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소 1,001마리를 끌고 고향으로 방북했던 잔디밭 길이었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흙과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라산 흙과 한강 물을 뿌리고 박수를 쳤다. 이어진 '도보다리' 산책은 이번 회담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 했다. 식수 행사를 마친 두 정상은 도보다리를 나란히 걸어 다리 끝에 있는 101번째 군사분계선 표식물 근처 벤치에서 단 둘이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서로 잡은 손 높이 들고 포옹하며 '회담 성공' 자축
산책을 마친 두 정상은 이날 오후 5시40분 평화의집에서 역사적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밖으로 함께 나와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이어 평화의집 3층 연회장에서 열린 환영 만찬은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합류한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만찬 이후엔 평화의집을 배경으로 피아노 연주와 사물놀이가 어우러진 공연이 이어졌다. 특히 공연 막바지엔 이날 오전 두 정상이 상봉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펼쳐지며 감동을 자아냈다.
올 가을 평양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을 기약한 김 위원장은 리설주 여사와 함께 오후 9시26분께 평화의집 앞 환송 행사를 끝으로 문 대통령의 배웅을 받으며 북쪽 땅으로 돌아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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