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발언후 북미정상회담 등 질문에 양 정상 답변
▶ 중요 문답 봇물…단독 정상회담은 21분 밖에 못해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워싱턴 영빈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왼쪽 두 번째)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간 정상회담에서는 예정에 없던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즉석에서 기자회견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애초 배석자도 없는 양 정상의 단독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구체적 방법론과 같은 내밀한 논의가 장시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취재진과의 문답이 이어지면서 단독 정상회담은 20분 남짓 진행됐다.
양 정상은 22일 정오께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이 오벌오피스에서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두 대통령은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한미 취재진 앞에서 모두발언을 했다.
먼저 모두 발언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중요한,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 회담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라며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발언에 나선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운명과 미래가 걸려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나도 최선을 다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돕고 트럼프 대통령과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와 백악관 실무진은 두 정상의 모두발언이 끝난 뒤 취재진을 물리고 통역만 둔 채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으로 이어가고자 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 등을 묻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하기 시작하면서 계획은 어그러지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집중된 질문에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하지 않을 것", "6월에 회담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과의 문답 중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고 나서 비핵화와 관련한 입장이 달라졌다는 취지로 말한 뒤 "다른 의견이 있다면 말씀하셔도 좋다"며 답변 기회를 문 대통령에게 넘겼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미국 내에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과거에 실패했다고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라고 미리 비관하면 역사의 발전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게 있는데 저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제대로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소 뉘앙스가 다른 두 정상의 발언에 긴장이 감도는 분위기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한 몇몇 대목에서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12시 5분에 시작돼 12시 35분까지 진행하기로 돼 있던 단독정상회담은 두 사람의 모두발언에 이은 질의응답만 12시42분까지 진행됐다.
이후에야 비로소 열린 단독회담은 오후 1시 3분께 종료돼 애초 30분간으로 예정됐던 두 정상만의 회담도 21분밖에 이어지지 않았으며 확대정상회담도 예정된 시각보다 30분 남짓을 넘겨 시작될 수 있었다.
■폼페이오 "북미정상회담 개최 확신, 성공 위해 노력"
마이크 폼페이오 연방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22일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북한이 최근 한•미 양국을 겨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북미정상회담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한 후 워싱턴 일각에서 제기되는 회의론을 강하게 불식한 것이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영빈관에서 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지금 저는 서훈 국정원장과 굉장히 잘 협력하고 있고 북한 문제에 대해서 많은 협력과 토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전에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하고 "두 분은 미국의 외교와 안보에서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면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북한과의 협의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트럼프, 문 대통령 중재력에 "A+준다…유능하고 좋은 친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좋은 사람이며 매우 유능하다"며 "A+를 주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에 있어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느냐'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그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다른 시각을 보여왔다. 합의를 성사시킬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바라보며 "그는 매우 유능하고 역량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우 좋은 사람이다"며 "그는 단지 북한이나 한국이 아니라 전체 한반도를 위해 좋은 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는 "나는 문 대통령이 대통령인 것이 한국으로선 아주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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