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대, 소녀시대와 운이 맞아 기억하기가 좋다. 광고란 그 옛날 물물교환시대에도 있었다고 어느 광고학 교수가 말한걸 기억한다. 그말 믿는다. 때문에 광고역시 인류사 변화와 함께 발전해왔다는 그 교수의 이론도 역시 믿는다. 초창기에는 아주 유치한 광고였을 거다. 그러나 그 효과는 유치한 시대에는 유치한대로 세련된 시대에는 세련된 대로 목적달성을 한다.
60년대 유치한 광고들 지금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말보로를 찾아 1마일이나 걸었다는 카우보이가 커다란 나무에 등을 기대고 모자를 내려쓰고 맛있게 한 모금 빨아댄다. 구두창에 구멍이 뻥 뚫린게 보인다. 윈스턴, 캐몰, 럭키 스트라이크 등등 많은 담배광고가 안방 TV 화면을 도배했다.
거기에 질세라 맥주광고 또한 TV를 장식하는 대광고주였다. 밀러 하이라이프, 버드와이져, 나라간세트. 아! 올림피아 맥주는 아미고들과 즐겨 마시던 맥주였고 광고 또한 재미있게 나가던 맥주다.
그러나 60년대 TV 광고에서 가장 기억에 박혀있는 광고는 면도칼의 날 전쟁이다. 당시 전쟁에는 3개의 결투대가 있었다. Gillespie, Schick, 그리고 Wilkinson Sword. 당시의 대중이 선호하는 면도칼은 지금 같은 한두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이 아니라 (없었기 때문에) 조그마한 손잡이 면도기계에 면도칼 날을 끼워 쓰던 그 시절이다. 우리가 흔히 비유하는 양면의 칼 단어가 아마도 여기에서 유래하지 않았나 생각도 된다.
누가 방송국에 돈을 냈느냐에 따라 당연히 결투의 승자가 달라진다. 대놓고 편파적이다. 참 재미있었다. 어떤 때는 그 결투의 결과를 놓치기 싫어 끝까지 보다가 실제 프로그램을 못보는수도 많았다.
광고를 떠나서 어떻든 내가 사용한 것 중 최고의 면도칼은 조용히 고객들에게 서비스하는 롯데호텔에 비치된 일회용 면도칼이다. 어느 회사 제품인지는 모르겠다만 그 어느 면도칼도 롯데의 그것은 못 당한다. 일회용이라는데 써도 새것같이 날이 날카롭다. 언제나 언제나 하다가 나중에는 쓰던 게 싫증이 나고 새것이 쓰고 싶어 잘나가는걸 버릴 정도다. <이건 비밀인데 이다음 서울에 간다면 롯데호텔에 묵으면서 면도칼 몰이를 해올 계획이다.>
2016년 비즈니스맨 도날드 트럼프가 노련한 정치가 힐러리 클린턴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되리라고는 러시아 사람들도 믿지 않았었단다.
그런데 결과는?
광고 덕이란다. 그것도 아주 시대에 맞는 세련되고 효과적인 광고로 비즈니스맨 도날드 트럼프가 대통령 트럼프로 된 거란다. 그 광고는 인터넷 광고다. 한 사람 한 사람 기향에 맞추어 광고가 나간다. 한마디로 Personalize가 되고 Customize 가 된 광고다. 여기에는 지금은 사라진 Cambridge Analytica 가 한몫 했단다. Facebook 도 한몫했고...
요즘 사무실에 앉아있을때나 차 속이거나 집이건 끊임없는 전화가 온다. 미안한 얘기지만 구글이 아니라 구걸이다. 인터넷 광고가 뒤로 밀리고 있으니 앞으로 당기란다. 하지만 인터넷에 본격적인 광고 내본 적이 없다. 더군다나 구글을 골라서 내본 적은 더더욱 없다.
그런데 구글 광고를 한번 써보란다. 내가 원하는 손님들을 찾아 손님들이 원하는 게 무언지 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중매를 잘할 거란다. 전화를 건 아가씨는 아마도 로봇일 가능성이 크다. 어떻든 마음이 쏠린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연장으로 새롭게 싸운다? 그러다가 --- 마음이 되쏠린다.
컴퓨터는 이쯤에서 끝내자. 아무리 인터넷이 세상을 바뀌어도 지금까지의 도구면 나한테는 여기서 충분하다. 더 이상 배우려고 바둥칠 필요 없다. 보고 싶은 것 보고 찾고 싶은 것 찾고 쓰고 싶은 것 쓰고. 사고 싶은 것 사고. 뭐 못할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광고도 지금까지 잘해온 Old Fashioned 로 말뚝 박으련다. 기왕이면 올드패션 칵테일 까지 마시며 컴퓨터 스트레스는 피하는 게 좋겠다.
광고시대.
옛날의 메뚜기 에게는 옛날의 광고와 궁합이 맞는다.
<
신해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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