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의 좌완 불펜투수 제이크 디크먼(31)은 트레이드 데드라인인 지난달 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트레이드로 환경이 바뀌게 된 것은 선수에게 당연히 불편한 일이겠지만 디크먼의 케이스는 타이밍이 더 이상 좋을 수 없었다. 아메리칸리그 팀인 텍사스가 마침 내셔널리그의 애리조나와 인터리그 원정 2연전을 치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레이드된 선수들은 대부분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먼 지역에 있는 새 팀을 찾아 급히 이동해야 하는 반면 디크먼은 같은 구장에서 반대쪽 클럽하우스로 건너가기만 하면 됐다.

애리조나 구단은 이 짧은 여정에 운치를 더했다. 투수 교체 때 사용하는 불펜 카트를 디크먼에게 제공(사진)한 것이다.

디크먼은 애리조나의 마스코트인 ‘D.박스터 더 밥캣’이 운전하는 카트에 올라타 홈팀과 원정팀 클럽하우스 사이의 복도를 통과했다. 그런 뒤 애리조나 클럽하우스에서 새로운 팀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디크먼은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2연전 중인 상대 팀으로 트레이드된 것에 대해 “기분이 무척 묘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트레이드로 팀을 옮길 것이라는 예감은 있었지만 카트를 타고 새로운 팀으로 이동할 줄은 꿈도 꾸지 못했다면서 “무척 편안한 여행이었고, 불펜 카트는 기분 좋은 충격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2007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30라운드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지명된 디크먼은 2015년 텍사스로 트레이드됐고 올 시즌 47경기에서 1승1패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하고 있다.